대기업 그룹주 펀드의 최근 수익률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주는 서로 다른 섹터의 기업들로 구성된다. 때문에 하나의 그룹에 투자하면서도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그룹주 상장지수펀드(ETF) 중 최근 3개월간의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KOSEF SK그룹대표주'로 상승률이 11.88%다. 코스피지수(3.19%)와 코스닥지수(6.29%) 등 해당 기간 시장 오름폭보다도 더 올랐다.
다음으로 많이 오른 그룹주는 삼성이었다. 채권혼합 상품을 제외하면 국내 상장된 삼성그룹주 ETF는 5개로 삼성전자를 뺀 나머지 계열 사들의 편입 비중은 저마다 다르다. 이들 종목은 지난 3개월 동안 낮게는 3%, 높게는 7%대의 수익률을 거뒀다.
현대차와 LG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그룹주 하위권에 머물렀다.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와 TIGER LG그룹+펀더멘털은 각각 -1%, -8%를 기록했다. 최하위권 LG그룹주와 최상위권 SK그룹주의 수익률 격차는 20%포인트를 웃돈다.
SK그룹주가 의외의 선전을 보였던 것은 투자비중이 큰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좋았던 영향이다. KOSEF SK그룹대표주 ETF는 SK그룹 소속 상장사들을 시가총액이 큰 순으로 최대 20개를 담는다. 보유종목을 살펴보면 최근 상승세가 두드러진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두 기업에 40% 넘게 투자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상향 흐름을 보인 세 종목 SK텔레콤, SK, SK스퀘어 등도 10%가량씩 담고 있다.
정유주이자 배터리주인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3분기 두 섹터의 실적 동반 개선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최근 큰 폭 올랐다. 본업인 정유업의 경우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이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부각됐다. 그간 제한적인 수익성 개선을 보였던 배터리 사업에서도 미국 공장 수율 정상화와 물량 증가,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반영 등 호재로 반등이 기대된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 중 하나인 SK하이닉스도 인공지능(AI) 테마 열풍을 업고 반도체주 훈풍이 불면서 주가 흐름이 좋다. 지난 한 달만 봐도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은 7%, 17%대 상승했다.
반대로 LG그룹주를 보면 부진한 실적을 즈음해 주가가 크게 빠진 LG화학과 LG전자 등을 30% 편입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LG전자와 LG화학은 각각 17%, 7% 넘게 하락했다.
그룹주 펀드는 저마다 섹터 집중도가 다르기 때문에 다 같이 오르고 다 같이 내리지 않는다. 때문에 투자 시에는 그룹별로 지배구조가 안정적인지, 업종 분산이 어떻게 돼있는지 등을 파악하고 개별 접근하는 게 좋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자산운용사 한 임원은 "SK그룹은 투자회사로서 잘 될 사업과 그렇지 않은 사업을 가려내 포트폴리오를 재배치하는 역량이 좋은 편"이라며 "그룹주는 섹터 투자처럼 업황을 보고 투자하는 게 아닌 만큼, 해당 그룹의 방향성이나 기업인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경우에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