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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테 품질은 뛰어나네"…'K뷰티' 일본서 날아올랐다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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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주춤한 'K뷰티'가 일본에서 날아올랐다. 일본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수입 규모가 30여년째 1위를 지키던 프랑스를 처음 꺾었다.

4일 일본 수입화장품협회에 따르면 2022년 한국 화장품 수입 규모는 775억엔(약 7068억원)으로 764억엔의 프랑스를 앞섰다. 랑콤, 샤넬과 같은 고급 브랜드를 내세워 일본 시장에서 30년 가까이 1위를 지키던 프랑스는 2위로 밀려났다.

한국 화장품의 일본 수출규모는 10년새 6배 늘었다. 일본의 대형 잡화점 로프트에서는 올 3~6월 한국 화장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배 늘었다. 로프트에서는 210개의 브랜드가 2000여 종류의 화장품을 판매한다. 이 가운데 특히 립스틱과 마스크팩이 인기라고 로프트측은 밝혔다.

일본 편의점 '빅3' 로손이 한국 화장품 브랜드 '롬앤드'와 공동개발한 립스틱은 2개월치 재고를 준비했지만 지난 3월말 발매 3일 만에 품절됐다. 사이즈를 일반 립스틱의 3분의 2로 줄이는 대신 가격을 1000엔 안팎으로 낮춘 전략이 먹혔다는 분석이다.

구리하라 사토시 일본수입화장품협회 전무는 "수입 화장품 업계의 큰 전환점"이라며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일회성 현상이 아니라 정착 단계"라고 말했다.

한국 화장품이 일본인 남녀 모두에게 인기를 끄는 비결은 프랑스와 미국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 품질은 우수하다는 점이 꼽힌다. 한국 화장품 제조사들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일본 기업이 늘어난 점도 수입이 늘어난 이유라고 요미우리신문은 분석했다.

일본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지도가 높아진 것은 2007년 무렵부터다. 에센스와 프라이머, 파운데이션의 기능을 합한 BB크림이 유행하면서다. 그 전까지 브랜드를 따지는 경향이 강한 일본에서 한국 화장품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한류 아이돌의 인기와 함께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좋아하는 아이돌도 쓰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과제도 있다. 일부 한국 화장품은 일본에서 사용이 금지된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개인이 수입해서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장 광고도 한국 화장품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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