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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재평가받는 산업부의 IRA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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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서명한 지 1년이 된다.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 미국의 IRA 추진에 한국 정부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그동안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다. 논란이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최근 미국의 저명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가 낸 보고서 ‘미국은 한국의 IRA 불만을 어떻게 풀었나’는 현지의 평가를 담고 있어 흥미롭다. 보고서 제목의 주어는 미국이지만, 내용에선 한국 정부의 대응을 주로 다뤘다.

IRA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내 일각의 비판은 주로 ‘대응이 늦었다’ ‘성과가 없었다’ ‘유럽, 일본에 묻어갔다’는 등의 주장이다. 하지만 백악관 경제자문회의·세계은행(WB) 수석경제학자 출신이며 해당 보고서를 쓴 채드 봄 선임연구원의 판단은 사뭇 다르다.

그는 우선 “대부분 (미국) 의원도 IRA의 세부사항을 알지 못했고 문제점들이 의도된 것은 아니다”며 “바이든 행정부에 우려를 전달하러 워싱턴에 도착한 첫 번째 외국 관리는 한국의 통상 관료였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우려를 해소한) 리스 판매 전기차의 보조금 적용은 미국에선 보도조차 되지 않았지만 한국에선 대서특필됐다”며 리스 차량을 틈새로 공략한 한국의 전략이 효과적이었음을 시사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세부사항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 대중에게 승리로 홍보하는 것은 어려울지 모른다”며 “IRA가 야기한 한국 내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대미 전기차 수출이 지난달 103.4% 증가했음에도 계속되는 일각의 비판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또 “한국이 미국에 항의한 유일한 국가는 아니었지만, 한국의 집요함은 미국이 동맹국 차별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현재도 미국이 IRA뿐만 아니라 반도체지원법을 고수하고 있고, 중국은 핵심광물 수출통제로 맞대응 중이다. 유럽연합(EU)도 핵심원자재법을 제정했다. 원전 수출 경쟁도 치열하다. 세계가 산업 정책을 통해 미래를 건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도 주요 플레이어로 고차방정식을 풀어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부를 둘러싸고 다른 부처 인사의 장관 하마평이 나돈다. 전쟁을 치르는 중 나온 장수 교체설에 사기는 바닥이다. 인사는 필요하면 해야 하지만, 공과는 객관적으로 살펴야 한다. 워싱턴 한복판에서 나온 IRA 보고서도 하나의 성적표가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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