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서울-양평 고속도로 해법 이제 결론을 내야 한다.”3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도청 브리핑룸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은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한다. 이제 소모적인 논쟁과 국론분열을 끝내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표류를 막아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변경안이 아닌 원안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날 김 지사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의 본질을 세 가지로 압축해 조목조목 반박했다.그는 먼저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원안 변경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1999년 이후 국토부는 예타 후 시종점 변경 사례가 14건에 이른다는 자료를 냈다. 하지만 김 지사는 경기도의 조사 결과를 들어 국토부 해명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2012년 기재부 ‘총사업비 관리지침’에 예타 조사 후 노선의 3분의 1 이상이 변경될 경우 기재부와 반드시 협의해야 한다는 규정이 생겼는데 14건 중 세종~청주, 부산진항~김해 고속도로 등 2건은 예타 면제 사업이었다는 것이다. 나머지 12건 중 11건은 2012년 이전 사업으로 결국 2012년 이후 종점이 변경된 노선은 계양~강화가 유일하다고 주장했다.이는 국토부가 예타 조사 후 시.종점 변경된 고속도로 사업이 14건이나 된다며 ‘이례적이 아니’라고 해명한 국토부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김 지사는 “결국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2012년 이후 3분의 1 이상이 변경된 최초 사례로 기재부와 협의도 거치지 않은 채 노선이 변경된 비정상적 사업이다”고 강조했다.국토부는 전임 정부 시절 용역을 맡은 민간회사가 변경안을 제안했다며 외압설을 부인했다. 김 지사는 이에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맡은 민간 회사가 조사를 시작하는 '착수 보고서'에서 변경안을 제안했다는 건 오랜 공직 경험에 비춰봐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용역업체가 조사 과정에서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도 최종 보고 혹은 중간보고 때 제안을 하는 것이 맞지, 착수 보고서에서 변경안을 제안한 것 자체가 의혹이라는 것이다.김 지사는 "국토부와 기재부가 2년 넘게 검토해 확정한 예타안을 55%나 변경하는 대안을 착수보고 때 제안한다는 건 어떤 설명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그는 국토부와 가장 입장을 달리하는 민감한 부분인 '협의'에 대해서도 반박을 이어갔다.국토부는 2022년 7월 1차 협의 당시엔 경기도가 협의 대상이 아니었고, 변경안이 등장한 뒤인 올해 1월 2차 협의 땐 경기도가 동의 의사를 보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지사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면 반박했다.김 지사는 "1차 기관 협의 때도 경기도는 필수 협의 대상이었다. 검토된 대안 노선이 '송파~하남선', '국지도 88호선' 등에 간섭되어 통과되기 때문"이라며 "협의에 참여한 하남시도 '경기도와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토부에 제시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2차 협의에서 경기도가 변경안에 반대 입장을 피력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2차 협의 당시 1차 협의 내용이나 예타안(원안) 내용에 대해 알지 못했고 국토부가 변경안만 보내왔기 때문에 정보가 없었다. 경기도는 변경안에 어떤한 동의도 한 적이 없다"고 했다.2022년 11월 타당성 용역을 통해 변경안이 확정된 뒤 국토부가 경기도에 통보했기 때문에, 반대 의견을 제시할 수도 없어 '동의'라는 게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김 지사는 “기재부 예타를 통과한 국토부 원안으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며 “기재부 예타 과정에서 비용, 수요, 편익 등이 검증된 국토부 원안은 논란 없이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해법이다”고 거듭 강조했다.한편 김 지사는 이날 김 지사는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서울~양양 고속도로에 연결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그는 "서울~양평 고속도로도 경기도 건의로 시작됐다. 서울~양양 고속도로와 연결을 위한 연구용역을 자체적으로 추진해 주말이면 서울~강릉 6시간 걸리는 불편을 해소해 국정 신뢰 회복.국론 통합을 이끌어 내도록 원안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