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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몽룡도 몰라보겠다"던 新 춘향 영정…이번엔 '어우동'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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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 영정에 대한 논란이 장기화하고 있다.

송화자 춘향정신문화보존회 대표 등 국악인들은 1일 남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춘향 영정을 다시 그려 봉안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새 춘향 영정은 춘향의 실제 모습을 전혀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시 그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판소리 춘향가의 춘향은 소리꾼들이 수백 년간 노래해온 당시 16세의 실존 인물"이라며 "그러나 새 영정의 춘향은 남장 여자에 40∼50대의 나이 든 모습으로, 실제와 너무 다르다"고 새로 그려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새 영정 속 춘향의 모습에 대해 "가상의 거대한 쪽을 어깨에 얹고 있고, 얼굴은 남장여자에 16세로 볼 수 없는 40~50대의 나이 든 모습이며, 의복은 어우동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판소리 춘향가로 춘향을 세계적 인물로 살려낸 우리 소리꾼들은 가상의 큰 쪽을 찌고, 40~50대 나이에 남자 같은 얼굴을 하고, 어우동이 연상되는 의상을 입은 김현철의 그림을 절대 춘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 소리꾼들은 춘향가의 춘향과 전혀 다른 춘향을 영정으로 모시고는 춘향가를 부를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춘향가 속의 고귀한 춘향 모습으로 다시 그려 봉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성명서에는 신영희·김일구 명창 등 국악인 4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남원시는 춘향사당에 봉안했던 춘향 영정이 친일 작가 김은호 화백의 작품으로 밝혀지자 2020년 10월 철거하고 새 영정을 제작했다. 김현철 화백이 남원문화원의 의뢰를 받아 제작했다. 새 영정 작업에만 1억7000만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5월 25일 제93회 춘향제 춘향제향에 앞서 춘향 영정 봉안식을 갖고 새 영정을 광한루원 춘향사당에 봉안한 직후부터 논란이 불거졌다.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는 지난 6월 15일 "새 춘향 영정이 춘향의 덕성이나 기품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민주적 논의 절차를 거쳐 다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새로운 영정이 17세의 젊고 아리따운 춘향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지만, 도저히 10대라고 보기 힘든 나이 든 여성(의 모습)"이라며 "많은 시민도 최초에 춘향사당에 내걸었던 (강주수 화백의) 춘향 영정을 선호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에 김현철 화백은 JTBC와 인터뷰에서 "새 영정 제작에 남원 소재 여고에서 추천받은 여고생 7명을 참고했다"면서도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영위하는 이 시대의 여성상을 그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눈, 코, 입이 모델처럼 아주 예뻐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얼굴 생김새보다는 표정과 자세에서 품격이 우러나오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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