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철거’ 논란이 일었던 광주 화정아이파크가 상가용 지상 1층까지 전면 철거 후 재시공된다.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주거층만 철거한다’는 기존 계획을 바꿔 입주민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기로 했다.
HDC현산은 2일 오후 7시 열린 광주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 대표단 간담회에서 입주 예정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상층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하겠다고 밝혔다. HDC현산은 작년 5월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을 약속했다가 지난달 해체계획을 발표하면서 상가용 저층을 철거 대상에서 제외해 입주민의 반발을 샀다. 해체 범위로 불거진 논란에 대해서도 이날 공식 사과했다.
HDC현산은 지난달 11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입주민을 대상으로 연 설명회에서 ‘8개 동 지상 주거 부분’으로 철거 대상을 한정한 게 논란의 발단이 됐다. 상가나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서는 지상 1~3층은 해체 범위에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년 10월 국토안전관리원과 광주 서구청 등 관계기관이 참여한 정밀안전진단에서 상가 층을 포함한 구조물에는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상가·지하 주차장과 아파트는 건축 구조가 다르고,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작업인 만큼 주거 층만 철거한다는 입장이었다.
입주민은 즉각 반발했다. 정몽규 회장이 작년 5월 열린 긴급 간담회에서 “8개 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 짓겠다”고 약속한 만큼 지상 1층부터 전면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입주민은 사전에 철거계획을 안내받지 못한 점도 문제 삼았다. HDC현산 고위관계자는 “계약자의 전체 의견이 모이면 이를 그대로 수용할 것”이라며 “철거 일정 등 절차는 입주민과 상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DC현산은 지난달 14일부터 철거를 시작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1월 공정률 68% 상태에서 상층부가 무너졌다. 당초 무너진 201동을 끝으로 2025년 5월까지 총 8개 동을 철거한 후 재시공해 2027년 12월 입주할 계획이었다. 이번 계획 변경으로 입주 시점이 2028년 이후로 늦어질 전망이다. 붕괴 사고 전에는 2022년 입주 예정이었으나 6년 이상 연기된 셈이다.
HDC현산은 “공사 기간 연장이 불가피한 만큼 공사 세부 내용과 입주시기 단축 방안 등을 대표단과 협의할 계획”이라며 “모든 협의 과정은 문서화하겠다”고 밝혔다. HDC현산은 구조물을 공업용 다이아몬드 줄톱으로 잘라낸 후 잘게 부수는 ‘압쇄 공법’을 선택해 1개 층 철거에 2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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