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가 국내 최초로 축구 유산과 문화를 보전·전승할 축구역사박물관 건립을 추진한다. 이와 별개로 대한축구협회와 추진 중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는 내년 6월 준공을 위한 시설공사에 들어갔다. 천안시축구단이 창단 16년 만에 K리그2에 진출하는 등 천안이 축구 명문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천안시는 ‘축구 역사박물관 건립 기본계획 및 설립 타당성 연구 용역’을 바탕으로 정부에 사전 타당성 평가를 신청하는 등 박물관 건립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31일 밝혔다.
축구역사박물관은 천안 입장면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부지에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3861㎡ 규모로 지어진다. 1층에는 어린이 체험전시실과 교육실, 2층에는 상설전시실, 디지털 미디어, 체험존 등이 들어선다. 축구 유산을 수집·연구하는 수장고와 유물연구실도 마련된다. 총사업비 278억원이 투입된다.
내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 평가와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면 2027년 개관을 목표로 설계 용역에 들어갈 계획이다.
축구계도 박물관 건립에 힘을 보태고 있다. 2023년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 대표팀을 이끈 김은중 감독은 1998년 U-19 대표팀 선수단 사인이 담긴 유니폼 두 벌을 지난달 시에 기증했다. 황인우 트레이너도 2006년 독일 월드컵 AD카드 등 474점을 전달했다.
올 상반기에만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 최영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독일 마인츠의 이재성 선수 등 유명 축구인들이 축구공·축구화·유니폼 등 1039점을 기증했다. 시는 현재까지 확보한 5388점을 박물관 건립 때까지 임시 수장고에 보관할 계획이다.
축구 국가대표팀 전용 훈련장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는 지난해 4월 첫 삽을 뜬 후 현재 4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3094억원을 투입해 내년 6월 준공한다. 전체 면적 45만1693㎡에 축구장(4면), 풋살장(4면), 테니스장(5면), 족구장(2면) 등의 선수 훈련시설과 생활체육시설이 들어선다. 255억원 규모의 실내체육관도 조성된다. 수영장(25m·6레인), 다목적 체육관, 헬스장, 사우나 시설이 갖춰진다. 오는 9월 착공해 2025년 6월 완공한다.
2008년 창단한 천안시축구단은 지난해 천안시프로축구단 창단에 이어 올해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프로리그 가입을 승인받아 ‘천안시티FC’로 K리그2에 진출했다. 지난 3월 개막전을 시작으로 12개 팀과 오는 11월까지 36경기를 치른다.
시는 국가대표 훈련, 유소년 선수 육성, 전문 지도자·심판 양성 교육을 비롯해 해외 대표팀 전지훈련과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를 유치해 천안을 국내 축구 허브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박상돈 시장은 “축구는 국민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는 종목임에도 축구의 역사와 유산을 보여줄 박물관이 없었다”며 “축구역사박물관과 축구종합센터 건립을 차질 없이 추진해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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