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웹툰 작가 주호민(41)이 자폐 성향 아들을 담당한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고 해당 교사는 직위가 해제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직 특수교사가 주호민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경기도교육청 소속 특수교사 A씨는 지난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주호민. 당신은 건드리면 안 되는 걸 건드렸다"라며 "다름 아닌 인간의 '자존'. 제일 추악한 게 밥그릇으로 사람 괴롭히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본인도 장애 가족의 일원이라고 밝힌 A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은 금도(선)를 넘었다. 버스에서 대변 본 지적 장애 제자, 그 아이 놀림당할까 봐, 손으로 얼른 주워 담은 것 상상해본 적 있냐"며 "난 그런 게 단 한 번도 역겹다고, 더럽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고 했다.
이어 "나 같은 볼품 없는 특수 교사도 그 정도 소명은 영혼에 음각하고 산다"며 "여의도에 꽃놀이 체험활동 나갔다가 갑자기 달려든 제자가 목을 물어뜯은 적 있다. 말 그대로 물어뜯겼다. 뭐 수십번씩 겪는 일이니까 누구에게도 티 안 냈고, 웃으며 퇴근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A씨는 "주호민 당신이 구상한 대로 설리번 선생님 끝끝내 파멸시키면, 나도 사표 쓴다"며 "소송의 공포에 시달리느니 스스로 분필 꺾는다. 내 나라가 당대 교육자들에게 특수교육 이만 접으라고 선언한 걸로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특수 교사 후배들, 그 학력에, 그 월급 받고 차마 못 할 일 감당하고 산다. 동료들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도 눈물 난다"며 "눈물 닦으며 쓰는 글이다. 빨리 사과해라. 당신이 지금 벌이는 짓이 사람 갈구는 일진 놀음이지, 어디 정상적인 민원이냐. 그게 지금 소송에 갈 일이냐. 이렇게 한 사람을 파멸시켜서 당신네 부부가 얻는 게 무엇이냐"고 재차 지적했다.
앞서 일부 언론에서 주호민과 그의 아내가 지난해 자신의 아이를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으며,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당시 주호민의 아들은 장애가 없는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던 중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려 학교폭력으로 분리 조치 된 상황이라고 보도된 바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호민이 특수교사가 자기 아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