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30일 18:1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 대주주 지분을 가족회사인 현대네트워크에 전량 넘겼다. 지분담보 대출을 끄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보유 지분 319만6209주(7.83%)를 현대엘리베이터에 장외 매도했다고 지난 28일 공시했다. 주당 가격은 4만9440원으로 28일 종가(4만2000원)보다 17.71%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전체 매도금액은 1580억원이다.
현대네트워크를 통한 지배구조 확립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장외 매도를 통해 현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은 7.83%에서 0%로 떨어진다. 반면 현대네트워크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은 기존 10.61%에서 19.26%로 늘어난다. 이를 통해 ‘현 회장→현대네트워크→현대엘리베이터’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명확해진다. 경영자문업을 영위하는 현대네트워크는 현 회장(91.3%)과 자녀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현 회장은 이번 매도로 주식담보대출에 따른 고금리 부담은 일단 덜었다. 현 회장은 지난 4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등을 담보로 M캐피탈로부터 230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연 12%에 받았다. 지난 3월 현대엘리베이터 2대주주 쉰들러(15.34%)와의 소송에서 패소해 1700억원이 넘는 배상금을 지불해야 했기 때문이다.
현대네트워크는 현 회장의 주식담보대출을 일단 승계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M캐피탈과 맺은 주식담보 계약 기간은 8월 11일까지로 얼마 남지 않았다.
현대네트웍크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와 손잡고 대출을 갚기 위한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H&Q는 지난 6월 현 회장 측이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방어를 위해 추진하는 자금조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블라인드펀드와 인수금융 등으로 약 3100억원을 마련해 대출금 상환 등에 활용하겠다는 게 현 회장 측의 구상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