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신의 자폐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의 아내 한수자씨의 과거 웹툰이 재조명 받고 있다.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씨가 2019년 연재한 웹툰 '우리는 핑퐁가족' 일부가 확산되고 있다. 해당 웹툰에선 발달장애 아이 '한겸'을 기르는 부모가 자녀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내용이 담겼다.
웹툰 4화에선 한겸이 길에서 갑자기 일면식 없는 또래 아이 뺨을 때린 뒤 부모가 사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겸의 부모는 아이가 발달장애가 있어 표현이 서툴다면서 사과하지만 피해 아동의 엄마는 분통을 터뜨렸다. 한겸의 아빠는 피해 아동에게 "아저씨가 맛있는 거 사줄 테니 하나 골라봐"라고 달랬다. 결국 피해 아동의 엄마가 자리를 떠나면서 상황이 정리됐다.
이후 한겸의 아빠는 가족들과 나란히 앉아 소시지를 먹다가 "이 정도로 사과하고 설명했는데도 화만 내는 건 우리 잘못 아니야"라며 아내를 토닥였다. 이에 아내는 눈물을 터뜨렸고 "고마워. 우리라고 해줘서"라고 말했다.
또 웹툰 9화에선 한겸의 엄마는 "특수학교는 들어가기 하늘의 별 따기다. 사회와 동 떨어질까 봐 겁이 난다. 대안학교는 삶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목적이 아름답지만 자유로움이 아이에게는 버거울 수 있다"고 말한다. 홈스쿨링에 대해선 "엄마로서도 매일 실수투성이에 오르락내리락 기복이 심한데 선생님까지 되라니, 나는 자신이 없어요"라고 한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선 "자기 연민이 너무 심하다", "가족도 감당 못하는 걸 교사는 완벽하게 해내야 하나" 등 비판이 나왔다.
앞서 전날 주호민 측이 자폐를 앓는 9세 아들 A군을 가르치던 초등학교 특수학급 교사 B씨를 지난해 9월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A군은 여학생 앞에서 신체 노출 등 돌발행동을 해 통합학급(일반 학생과 함께 수업받는 학급)에서 특수학급으로 분리됐다. 이후 주호민 측은 B씨가 아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것이다. 주호민 측은 아들 가방에 녹음기를 넣은 채 등교시켜, 관련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교육청에서 직위해제 통보를 받고 현재 재판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B씨가 적은 경위서가 교사 커뮤니티 등에 공유되면서 주호민 측이 교사를 무리하게 고소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주호민은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있었다"며 "재판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