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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이 '저탄소 철강 시대' 핵심 역할 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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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에 따르면 2050년까지 세계 인구의 약 70%가 도시에 살게 될 전망이다. 도시 건설에 필요한 철강 수요도 따라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의 이런 예측은 아시아 경제, 특히 세계 6대 철강 생산국이자 4대 철강 수출국인 한국이 ‘탈(脫)탄소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의 철강산업은 이미 탈탄소화를 향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같은 주요 철강 생산업체들이 탄소 배출량 감축을 약속했으며, 한국 정부는 저탄소 제철 공정 기술에 약 24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저탄소 철강을 공급하기 위해선 생산업체의 청정에너지 사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대가 절실하다. 이에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이니셔티브인 ‘RE100’을 만든 다국적 비영리기구 클라이밋그룹은 한국에서도 재생에너지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시장에서 저탄소 철강을 구매해 쓰려는 수요가 늘어나야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수요자 쪽에서 저탄소 철강을 살 계획이 있음을 밝힌다면, 관련 생산을 촉진할 수 있다. 클라이밋그룹은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스틸제로’를 출범시켰고 스틸제로에 가입한 볼보자동차, 머스크, 오스테드, 중국 최초의 회원사인 CIMC TCREA와 같은 회사들은 늦어도 2050년까지 100% 저탄소 철강을 구매해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되는 철강의 절반 이상은 국내에 있는 업체가 구매하기 때문에 철강 구매 업체가 철강산업의 탄소중립을 위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스틸제로’와 ‘리스폰서블스틸’은 한국의 주요 기후 분야 사회단체와 협력하고 있다. 오는 9월 미국 뉴욕에서 클라이밋 그룹이 개최하는 기후 주간(NYC) 회의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한다면 저탄소 경제 체제를 향한 세계 흐름을 파악하고 한국이 철강산업에서 ‘넷제로’를 선도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의 철강업계는 잇달아 저탄소 인증과 표준을 정하고 있다. 포스코에 따르면 상당수 고객사가 저탄소 철강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철강 생산·구매 업체들이 협력하는 가운데 정부의 지원 정책이 강화되면 이는 저탄소 철강 시장이 창출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이제 한국은 저탄소 철강을 통해 세계 철강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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