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57일 된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아버지의 휴대폰에서 아이를 폭행한 정황이 의심되는 메시지가 발견됐다. 이에 경찰은 전날 법원에서 기각한 이 아버지의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방침이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A씨(28)의 휴대폰에서 그가 평소 숨진 아들 B군을 여러 차례 때린 것으로 의심되는 대화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 휴대폰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아내 C씨(30)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일부를 확인했다. 이들이 나눈 대화에는 C씨가 "애를 자꾸 때리지 말라"며 "그러다가 애 잡겠다"고 A씨를 말리는 듯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달께 인천시 남동구 자택에서 B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 24일 오전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B군을 병원에 옮겼다.
B군은 두개골과 왼쪽 허벅지 골절, 뇌출혈 증상을 보여 치료받았으나, 지난 25일 낮 끝내 숨졌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정밀 감정이 필요하나 머리 부위 손상으로 인해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안고 흔들었는데 왜 사망했는지 모르겠다"며 "아이가 분유를 자꾸 토해서 119에 신고했다"고 학대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 조사 결과, B군은 숨지기 직전에도 3차례에 걸쳐 병원에 옮겨져 치료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구급대원이 출동했을 당시에는 B군의 머리에서 외상이 관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