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로 간 온오프라인 1위
쿠팡은 공정위 신고서에서 “올리브영이 2019년부터 현재까지 쿠팡이 뷰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업체들에 쿠팡으로의 납품을 금지하거나 거래에 따른 불이익을 지속해서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납품업자로부터 경쟁력 있는 화장품 공급을 방해받는 등 사업에 막대한 손해를 봤다”고 명시했다.뷰티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이 판매하는 상품의 약 80%는 중소 뷰티업체가 납품한다. 쿠팡 측은 “CJ올리브영의 납품 방해 행위는 시장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다른 사업자와 거래를 막는 배타적 거래 행위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했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2조7809억원, 영업이익 2713억원(연결 기준)을 거두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18년 말 약 8%에서 올 1분기 28% 수준까지 늘었다.
쿠팡의 새벽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과 비슷한 ‘오늘드림’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온라인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 입장에선 식품보다 객단가(고객 1인당 매출)와 수익성이 높은 뷰티 부문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CJ올리브영과 충돌을 빚는 것”이라고 말했다. CJ올리브영은 이날 “협력사의 쿠팡 입점을 제한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CJ그룹과 전면전으로 비화하나
쿠팡의 이번 신고가 올리브영에 대한 공정위의 기존 조사에 변수로 작용할지도 관심거리다. CJ올리브영은 지금은 사업을 접은 오프라인 경쟁업체 랄라블라, 롭스 등에 상품을 공급하지 않도록 납품업체에 강요한 의혹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조항 적용 등을 검토해 전원회의를 앞둔 상태다.CJ올리브영은 오프라인 점포 수(1316개) 기준 H&B 시장점유율이 71.3%로 1위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을 포함하면 점유율이 떨어져 과징금 책정 수준도 달라질 수 있다. 그런 만큼 시장 획정 범위를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쿠팡의 이번 신고로 시장 획정을 오프라인에 한정할지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공산이 커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정위 신고를 계기로 쿠팡과 CJ그룹 간 전면전이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CJ제일제당은 쿠팡에 지급하는 납품가 갈등으로 작년 말부터 쿠팡에서 즉석밥 등 일부 제품을 팔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은 식품, 뷰티 등 생활 밀착형 업종이 주축이다 보니 온라인 시장에서 세를 넓히는 쿠팡과 건건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헌형/양지윤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