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희생되신 분들께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참사 소식을 들으시고 희생되신 분들의 영혼과 유가족을 위해, 또 우리 한국 사회를 위해 기도하고 계십니다.”
유흥식 추기경(72·사진)은 서울 명동 한국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지난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회 전체의 노력으로, 우리 한국 사회에서 이런 희생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기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추기경은 지난해 8월 한국 역사상 네 번째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추기경은 가톨릭교회 교계제도에서 교황 다음으로 큰 권위와 명예를 가진 자리다. 그는 세계 성직자와 신학생을 관장하는 교황청 성직자부의 장관도 맡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유 추기경의 인터뷰집 <라자로 유흥식>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의 화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였다. 유 추기경은 “관계자들이 자기 역할을 조금 더 확실히, 정확히 잘했더라면 이렇게 큰 피해가 오지 않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황께서도 23일 삼종기도 때 희생자를 위해 기도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 최측근에서 소통하는 인물이다. 그의 생애와 신앙생활에 대한 문답을 담은 <라자로 유흥식>에도 교황이 직접 나서서 추천사를 남겼다. 유 추기경은 “교황께서는 규정이나 이론보다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신앙을 강조하신다”며 “이번 책도 사랑의 실천으로 복음을 전파하려고 노력해온 저의 지난 과정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황의 강한 방북 의지도 언급했다. 유 추기경은 “교황께선 ‘북한이 초청하면 거절하지 않겠다’ 정도가 아니라 ‘북한에 가고 싶다. 나를 초청해 달라’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민족끼리 70년 동안 서로 왕래도 없이 모른 채 지내는 것만 한 고통이 어딨나. 교황께서는 당신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이 고통을 없애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 측의 뚜렷한 반응이 없어 방북 계획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유 추기경은 오는 27일 서울 명동대성당 미사에서 연단에 나선다. 그는 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기념한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대신 낭독한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