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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덮친 40도 넘는 폭염이 제조·건설 등 산업 현장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산업계는 (기후 위기로 인해) 사업 기반과 운영 방식 같은 더 본질적인 문제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보도했다.
건설업은 폭염에 가장 먼저 노출되는 현장으로 꼽힌다. 이탈리아 최대 노조인 이탈리아노동조합연맹(CISL)은 폭염 기간 야간에만 건설 작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1일 이탈리아 북부 도시 로디에서 한 건설노동자가 40도 날씨에 도로표지판을 그리다가 쓰러져 사망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건설 자재도 높은 기온에 손상될 수 있다. 데이지 리스에반스 차터드빌딩연구소 정책담당자는 “극심한 기상 조건은 현장의 건설 작업뿐만 아니라 자재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강철이 높은 기온에 휘어지는가 하면 콘크리트가 더 빨리 굳어 균열이 생기거나 강도가 떨어지는 사례도 있다. 거푸집에 부어 넣기 전 콘크리트가 상할 위험성도 있다.
제조업 현장도 이상고온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유럽 서부 라인강에서는 물이 말라붙어 선박 통행이 제한되거나 산업용수를 이용할 수 없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18년 수위가 내려가 바지선이 이동하지 못하자 기업들이 연료·화학물질 공급에 차질을 빚는 등 최근 5년 중 3년간 공급 문제를 겪었다.
제조 공장과 창고 인프라 등 유지비용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로라 켄트 미국기계기술자협회 정책담당자는 “지금의 공장과 창고는 우리가 보고 있거나 앞으로 볼 온도에 맞게 설계되지 않았다”며 냉방장치 등을 교체해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