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후 자산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상 노년에는 수입이 끊기고 지출만 발생하기 때문에 은퇴 후 자산 관리 계획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낭패를 겪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명심할 세 가지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균형 잡힌 자산 배분이다. 자산 운용의 가장 대표적인 리스크는 투자에 따른 단기 손실 가능성이다. 하지만 이미 모아둔 자산을 장기간 인출하는 단계에서는 물가 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 감소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물가상승률을 뛰어넘는 수익률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두 번째로 종신형 연금 수령 구조를 어느 정도 확보해야 한다. 종신형 연금이야말로 장수 리스크를 가장 확실하게 제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국민연금은 종신형 지급 구조가 기본인 데다 물가 상승에 따른 연금의 실질 가치 감소 위험도 보전해 주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따라서 전업주부인 배우자의 추가 납부 제도나 은퇴 후 재취업자의 연기 연금 신청 등을 통해 노후의 기초 필수생활비 수준을 국민연금으로 해결하는 게 좋다.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이나 보험사의 즉시연금에 가입한 다음 종신 수령 구조를 선택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주택연금은 현재 주거가 보장되는 동시에 주택 가치보다 더 많은 연금액을 수령해도 부채에 대한 자녀 승계 부담이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노후 전반기와 후반기의 자산 운용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만 75세 미만의 전반기 고령자는 비교적 건강하고 생활 자립도가 높지만 75세 이상 후반기 고령자는 치매 등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따라서 노후자산 운용과 인출 방식도 전반기와 후반기에 따라 각각 달라져야 한다.
예를 들어 전반기에는 운용 수익성에 보다 집중하는 반면 후반기에는 안정성과 유동성을 감안해 보수적인 운용이 바람직하다. 후반기를 대비해 믿을 만한 대리인을 사전에 지정해두거나 금융회사 신탁 상품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 또 대부분의 금융소비자는 전반기에 집중해 자산을 배분하는데 후반기로 갈수록 의료비 부담이 빠르게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충분한 예비 자금을 할당해 둘 필요가 있다.
황경수 국민은행 자산관리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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