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21일 17:4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롯데손해보험이 400억원어치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모집 물량을 모두 채우는 데 성공했다.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에 나서는 보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이날 후순위채 400억원어치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수요예측 결과 총 600억원의 매수 주문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후순위채는 만기가 10년이지만 5년 뒤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있다. 공모 희망 금리 상단인 연 7.5%에서 물량을 모두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해보험은 600억원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주관사는 교보증권이 맡았다.
당초 업계에서는 A-급 보험사 자본성증권에 대한 우려가 컸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롯데손해보험 후순위채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매겼다. 이번 후순위채는 금리가 낮지 않은 데다 3개월 단위가 아니라 매달 이자가 주는 월이자지급식을 적용하면서 관심을 끈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손해보험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것은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는 기업의 재무건전성 지표 산정 시 일정 부분 자본이 인정된다. 올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기존 보험사 지급여력(RBC) 비율 제도를 대체한 신지급여력(K-ICS) 비율 제도가 도입됐다. 보험사 재정이 얼마나 튼튼한지 평가하는 지표다. 100% 미만이면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롯데손해보험의 K-ICS 비율은 178.3% 수준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을 꾸준하게 찍은 기업이다. 지난달에는 100억원어치 사모 후순위채를 찍은 바 있다.
보험사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KDB생명보험도 지난달 900억원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수요예측에서 총 5350억원의 매수 주문을 확보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한국산업은행의 보증을 받아 ‘AAA(안정적)’의 최우량 등급으로 평가를 받으면서 매수 주문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자비용이 크게 뛰는 점은 부담이다. A급 신용도를 갖춘 보험사의 자본성증권은 최소 연 7%를 넘는 금리가 책정된다. 푸본현대생명보험은 지난달 후순위채 980억원어치 후순위채를 연 7.28%에 찍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푸본현대생명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에 'A+(안정적)', 한국기업평가는 'A(안정적)' 등급을 부여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