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최근 가격을 낮춰 국내 출시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Y 후륜구동(RWD)의 출고 대기가 1~2개월에서 최장 6개월로 늘어났다. 공식 출시한 지 일주일 만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이날부터 모델 Y RWD의 예상 인도 시기를 3~6개월 후로 안내하고 있다.
지난 14일 판매가 시작됐을 당시 예상 인도 시점은 올해 8~9월이었다. 일주일 만에 출고 대기 기간이 대폭 늘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시장의 관심이 예상보다 많이 몰리면서 당초 계획했던 3분기 인도 물량으로는 주문 규모를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모델 Y RWD 주문 대수가 나흘 만에 1만3000여대, 일주일 만에 2만2000대를 넘어섰다는 추측도 나온다. 한 주문자는 "색상을 고민하다가 최대한 빨리 주문을 넣어두기 위해 일단 두 대를 계약했다"며 "마음을 정하면 남은 한 대 주문은 취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작년 한때 모델 Y 퍼포먼스 제품을 1억 원 넘는 가격에 판매했다. 반면 이번에 출시한 모델 Y RWD는 5699만원에 판매를 시작했다. 생산비용이 낮은 중국 기가팩토리에서 만들어진데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보조금과 추천 할인 프로그램까지 더하면 4000만원 후반대도 넘볼 수 있다. 아직 구매보조금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부담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테슬라는 소비자 수요를 자극하기 위해 잇달아 가격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전날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가격 인하 조치에 대해 "경제적 불확실성이 있을 때마다 사람들은 신차 구매를 잠시 멈춘다"며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했다"고 했다. 이어 "마진을 희생해서라도 생산 차량 수를 늘리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추가 가격 인하 가능성도 예고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