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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샹그릴라와 캠프 데이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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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데이비드(Camp David)는 미국 워싱턴DC에서 북서쪽으로 약 110㎞, 해발 580m의 메릴랜드주 커톡틴산 정상 부근에 있는 대통령 전용 별장이다. 울창한 숲속의 ‘작은 백악관’으로도 불린다. 대통령 집무실과 회의실, 유사시에 대비한 지하 방공호 등을 갖추고 있다. ‘아스펜 롯지(Aspen Lodge)’를 비롯한 여러 채의 거주시설은 대통령 가족과 특별히 초대하는 해외 정상의 숙소로 사용된다. 3홀 규모의 골프장, 수영장, 체육관, 승마장, 볼링장 등 스포츠 시설도 다양하다.

이 별장은 1942년 지어졌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여름에도 시원한 이곳에 휴양시설을 짓고 영국 작가 제임스 힐턴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나오는 숨겨진 낙원의 이름, ‘샹그릴라’로 명명했다. 이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1953년 자기 손자 이름을 따 지금의 캠프 데이비드로 명칭을 바꿨다. 초강대국 대통령의 별장에는 1943년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를 시작으로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주요국 국가 원수들이 방문했다.

캠프 데이비드는 역사적 사건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1978년 9월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가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이곳에서 12일간 비밀리에 중동 평화 협상을 벌였고, 양국 간 오랜 적대 관계를 끝내는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체결했다.

다음달 18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3국 정상이 나토 정상회의, G7 정상회의 등에서 잠시 만나 별도 회담을 한 적은 있지만, 3국의 회담만을 위해 모이는 것은 처음이다.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억지력 강화, 반도체 등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 협력,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패권 추구에 대한 공동 대응 등 현안이 적지 않다. 백악관이 아니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회담인 만큼 격의 없는 소통으로 정상 간 신뢰를 높이는 또 다른 계기가 될 것 같다.

류시훈 논설위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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