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이 하반기에 ‘턴어라운드’ 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자 한동안 부진했던 반도체 장비주들이 일제히 반등하고 있다. 에코프로 등 2차전지 소재주에 쏠려 있던 코스닥시장의 온기가 반도체 장비주로 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성엔지니어링은 17일 코스닥시장에서 13.01% 오른 2만1450원에 장을 마쳤다. 테스(11.43%), 유진테크(7.47%), 테크윙(4.17%), 원익IPS(3.56%), 원익머트리얼즈(1.80%) 등 다른 반도체 장비·소재주들도 나란히 빨간불(주가 상승)을 켰다.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주가는 대부분 2021년 초 고점을 찍은 뒤 내리막을 탔다. 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전방업체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부터 수주가 뚝 끊기면서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원익IPS의 주가는 2021년 4월 5만9300원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9월 2만1600원으로 3분의 1토막 났다. 최근 반등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가는 3만3450원으로 2021년 고점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산업계에선 올해 3~4분기 반도체 업황이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정보업체 트렌드포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완화됐다”며 “오는 4분기부터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신제품이 조기 출시되고, 애플도 아이폰15 출시를 앞두고 있어 반도체 수요는 더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진테크의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29% 줄어든 536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758억원으로 2021년 실적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코스닥 2차전지 관련주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2차전지도 LG에너지솔루션 등 전방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가벼운 에코프로 등이 더 크게 올랐다”며 “학습효과로 반도체 장비·소재주들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더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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