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1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레드(Thread)'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스레드가 향후 트위터를 추월할 가능성을 점치는 반면, 일각에선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스레드가 혜성처럼 등장해 빠르게 식어버린 '클럽하우스'의 절차를 밟을지는 미지수지만, 당분간 가입자 수를 늘리며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30초 초고속 가입한 스레드…인스타 연동은 '신의 한 수'
15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Meta)가 출시한 텍스트 기반 SNS '스레드'는 출시 5일 만에 가입자 1억명을 돌파했다. 이는 같은 기간 100만명의 사용자들을 끌어모은 '챗GPT'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다. '챗GPT'가 사용자 1억명을 확보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두 달이다. 틱톡은 9개월, 인스타그램은 2년반이다. 경쟁앱으로 꼽히는 트위터 가입자 수는 약 2억3000만명. 일주일도 안돼 트위터 가입자 절반가량을 확보한 스레드의 첫 성적표는 가히 '역대급'이라 할만하다.
3일간 스레드를 직접 사용해 본 결과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간결함'이었다. 먼저 가입 절차가 매우 간단했다. 인스타그램 아이디만 있으면 가입이 가능하다. 인스타그램에 가입돼 있는 기자는 바로 앱 스토어에서 스레드 앱(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한 다음, 실행했다. 앱 화면 하단에 '인스타그램으로 로그인'을 누르자 프로필 설정 화면이 나타났다. 이어 '인스타그램에서 가져오기'를 선택하자, 자동으로 프로필이 완성됐다. 인스타그램에서 현재 사용하는 이름과 소개, 링크 등이 그대로 복사됐다. 앱 다운로드부터 가입에 이르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30초에 불과할 정도로 간단했다. 강력한 '연동 기능'은 스레드가 단숨에 1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배경으로도 풀이된다. 월간 20억명 넘는 인스타그램 사용자 10명 중 1명만 가입해도 트위터와 대등한 수준으로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스타그램 계정을 동시에 삭제하지 않고, 스레드 계정을 탈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아쉬웠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인스타 계정과 '연동 기능'을 통해 가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레드 가입후 인스타그램 계정 하단에 생성된 스레드 아이콘은 '비활성화' 설정을 통해 숨길 수 있다. 메타는 향후 스레드에 '페디버스(Fediverse)'를 적용할 계획이다. 페디버스는 '연방(federal)'과 '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타 SNS를 이용하는 이들과 서로 팔로우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네트워크를 뜻한다. 회사 관계자는 "앱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자신만의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쓰팔·쓰레고침·쓰인물"…스레드 열풍에 신조어 등장
손쉬운 가입 절차 만큼 실사용 방법 역시 어렵지 않았다. 최대 10장의 사진과 함께 500자 이내 텍스트 등을 올리는 방식으로 경쟁 SNS인 트위터(무료 회원 140자 제한)보다는 많은 양의 콘텐츠를 올릴 수 있다. 트위터를 겨냥해 나온 서비스인만큼, 유사하면서도 사용자 편의성을 더욱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자매앱' 격인 인스타그램의 핵심 기능은 과감히 제외했다.
스레드 앱은 트위터처럼 이용자가 남긴 글 밑에 답글을 달거나 리포스트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고 있으며, 인스타그램과 달리 링크를 누르면 바로 연결이 가능하다. 사진 없이 텍스트로만 이뤄진 게시물을 올릴 수 있으며, 영상은 최대 5분까지 게시할 수 있다. 2분20초로 제한되는 트위터보다 2분40초 많다. 스레드에서는 인스타그램 주요 기능인 다이렉트 메시지(DM), 해시태그(#), 키워드 검색 등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스토리 기능과 라이브 방송 기능 역시 없다. 또, 인스타그램과 달리 자체 추천 알고리즘 기반으로 팔로우하지 않은 스레드 앱 사용자들의 게시물을 무작위로 보여준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다만 가입 시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은 우려할 만한 사항으로 다가왔다. 가입 막바지 단계에서 안내되는 스레드의 작동 방식 설명글을 살펴보면, 스레드는 인스타그램 플랫폼에 속하며 맞춤화된 광고 및 환경 제공을 위해 스레드와 인스타그램 회원의 정보를 사용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스레드에 가입하면 메타 약관 및 스레드 추가 약관에 동의하고, 이들의 개인정보처리방침을 읽었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내용도 나온다. 방대한 개인정보 콘텐츠가 게시되는 SNS 특성상 가입자의 프로필과 활동 내역, 친구 관계, 앱, 브라우저, 기기 정보 등이 적나라하게 수집되고 공유된다는 점은 민감하게 다가왔다.
이런 우려 속에도 현재 스레드는 빠르게 가입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레드 앱 가입자는 지난 11일 기준 100만명을 돌파하며 사세를 넓히고 있다. 출시 직후 해외에서는 오프라 윈프리, 휴 잭맨, 제프 베이조스 같은 유명인이 스레드에 가입했고, 국내에서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이 사용 중이다. 스레드 열풍이 불면서 온라인에서는 쓰팔(스레드 팔로우)·쓰며들다(스레드 빠져든다)·쓰인물(스레드에 적응한 사람) 등 각종 신조어가 확산되고 있다. 스레드가 혜성처럼 등장해 빠르게 식어버린 '클럽하우스'의 절차를 밟을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선 당분간 스레드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위터의 경우 가짜뉴스와 혐오표현 등으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스레드의 등장은 메타에게 기회요인"이라면서 "인스타그램을 통한 사용자 유입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