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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시총 지각변동…'포스코·현대' 질주 vs 'CJ·신세계'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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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대기업집단의 시가총액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고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다. 포스코, LS, HD현대그룹은 시가총액이 급증한 반면 CJ, 신세계, GS 등은 기업가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시총 2배 증가
14일 한국경제신문이 공정 자산 기준 상위 15대 대기업 집단의 시가총액 변화를 조사한 결과 포스코그룹이 시가총액 증가율 92.2%로 1위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말 41조5917억원이었던 시총이 79조9606억원(이하 13일 기준)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2·3위는 각각 LS와 HD현대그룹이 차지했다. LS그룹 시총은 6조8148억원으로 작년 말과 비교해 37% 늘었다. 같은기간 HD현대그룹의 시총도 37조3880억원으로 33.2% 증가했다. 이어 현대차(30.4%), SK(25.7%), 한화(24.5%), 삼성(20.6%) 등이 순위권에 들었다.

감소율 1위를 기록한 CJ그룹은 시가총액이 11조6677억원으로 29.9% 급감했다. 반년 새 5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증발했다. 신세계와 GS그룹의 시총도 각각 16.9%, 19.3% 감소했다. 카카오(-3.4%), 롯데(-7.6%), KT(-9.6%) 등도 기업가치가 떨어졌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올해 주식시장이 반등했지만 주도주로 투자금이 쏠리면서 기업 간 희비가 엇갈렸다”고 설명했다.
◆저무는 구경제 산업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신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올 들어 시총이 급증한 그룹들은 모두 2차전지, 전기차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시총이 급감한 기업들은 대부분 마트, 방송 등 오프라인 사업에 기반을 두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통해 리튬 등 2차전지 원료를 확보하고, 포스코퓨처엠을 통해 2차전지 소재를 만드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LS그룹은 태양광·풍력에너지 설치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케이블과 전력기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HD현대그룹은 미국 리쇼어링(해외 공장 자국 복귀) 정책의 대표적 수혜주로 꼽힌다. 전력기기를 만드는 HD현대일렉트릭과 건설기계 업체 HD현대건설기계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조선 업황이 회복되면서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등 조선 계열사들의 주가도 급등세다.

CJ그룹은 주요 계열사인 CJ CGV가 지난달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영화관 방문객이 회복되지 못하면서 자금난에 휩싸였다. CJ ENM은 방송 시청자가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이동하면서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트, 백화점 등을 보유한 신세계그룹은 코로나19가 사실상 종식된 이후에도 방문객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쿠팡 등 온라인을 통해 쇼핑하는 고객이 많아지면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람들이 총알 배송에 익숙해지면서 오프라인 방문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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