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결손이 있을 정도로 구강 건강이 나쁜 경우, 각종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은주 고려대 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연구팀은 2002~2003년 구강검진과 건강검진을 모두 받은 성인 중 암 진단 이력이 없었던 20만170명을 2015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구강 건강과 암 발생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구강 건강 관련 국제학술지(BMC Oral Health) 최근호에 발표됐다. 그간 구강 건강 상태가 암을 비롯한 만성 질환과 관련이 있는 사실은 국내외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진 바다. 다양한 세균과 잇몸, 치아 조직 간 오랜 염증 반응의 결과로 나타나는 결손치, 우식증, 치주염 등이 구강 건강의 지표로 꼽힌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체 분석 대상자의 7.75%에 해당하는 1만5506명이 추적 기간에 암을 새로 진단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결손치 유병률을 대조군과 비교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을 진단받은 그룹의 결손치 비율은 26.27%였다. 이는 암을 진단받지 않은 그룹(22.5%)을 웃돈다. 연구팀은 이런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결손치를 동반한 성인의 전체적인 암 발생 위험이 결손치가 없는 성인보다 12%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세부 암종별 발생 위험은 식도암 40%, 두경부암 32%, 담도암 28%, 폐암·췌장암 27%, 간암 24% 등으로 나타났다.
결손치는 구강 내 만성 염증 반응이 가장 악화한 상태를 의미한다. 암 발생 위험이 올라간 암종들의 위치는 대부분 구강 내 세균이 이동해 직접 닿을 수 있는 곳이다. 구강 내 미생물에 의해 유발되는 염증 반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결과적으로 암 발병이 촉진될 수 있는 것이다.
강 교수는 "만약 결손치가 있을 정도의 구강 건강 상태라면 전체적인 암뿐만 아니라 일부 암종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평소 치아 건강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