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
한국불교태고종 제28대 총무원장 상진 스님(전 청련사 주지)의 취임 법회가 12일 경기 양주 청련사에서 열렸다. 상진 스님은 지난 4월 18일 태고종 총무원장 선거에서 153명이 투표에 참가한 가운데 95표를 얻어 당선됐다. 지난달 27일부터 4년 임기를 시작했다. 태고종은 이날 상진 스님의 취임 법회와 전임 제27대 총무원장 호명 스님의 이임 법회를 함께 봉행했다.
상진 스님은 취임사를 통해 “태고종의 법통과 법맥을 전승하고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태고종은 여러 좋은 여건과 환경을 지니고 있음에도 원만한 발전이 지속되지 못했다”며 “태고종의 정통성과 위상, 가치를 굳건히 확립해 종도 여러분께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약으로 내세웠던 종책들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다시 한번 약속했다. 앞서 상진 스님은 △불교문화유산 보존 및 확산을 위한 문화사업단 설치 △지방 교구의 자율 운영 확립 △교육사업 확대 △스님 전문 노인병원·요양원 등 승려복지 강화 △종단 재정 자립 △징계 절차 3심 부활 등을 6대 공약으로 제시했다.
총무원장 임기를 마친 호명 스님은 “돌이켜보면 지난 4년은 파사현정(破邪顯正: 사견과 사도를 깨고 정법을 드러내는 일)의 길목에서 책임자의 소임이 그렇게나 무겁고 힘들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시간이었다”며 “새로운 집행부를 위해 있는 힘껏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법회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불자 국회의원 모임인 ‘국회정각회’ 회장을 맡고 있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등이 축사를 통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태고종은 전국 25개 교구, 3400여 개 사찰이 있다. 고려 말 태고보우국사의 사상을 계승했다. 자기 수행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사회 속에 뛰어들어 중생을 구원해야 한다고 본다. 스님의 결혼 등 가정생활을 허용하고 사찰의 개인 소유를 인정하는 것도 대한불교조계종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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