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에버랜드에서 쌍둥이 자매 자이언트 판다가 태어났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은 11일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생활하는 러바오(10세)·아이바오(9세) 부부가 쌍둥이 딸을 얻었다고 밝혔다.
쌍둥이 아기 판다는 지난 7일 오전 4시 52분과 오전 6시 39분, 1시간 47분 차로 태어났다. 아이바오는 진통을 시작한 지 1시간여 만에 출산했고, 현재 산모와 아기 판다 모두 건강한 상태다.
쌍둥이 자매의 몸무게는 각각 180g, 140g다. '맏언니' 푸바오는 2020년 7월 태어났을 때 197g이었고, 현재는 98kg이다. 에버랜드 측은 "아이바오가 푸바오 때의 경험을 살려 아기들을 능숙하게 케어하고 있고, 사육사들이 아이바오의 산후 관리와 육아 보조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바오와 러바오는 2016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보내왔다.
당시 3∼4세로 어렸던 두 판다는 사육사들의 보살핌 속에 성체로 자랐고 2020년 7월 새끼 푸바오를 낳았다.
판다의 자연 번식은 세계적으로 어려운 일로 알려졌다. 가임기가 1년에 단 한 번뿐으로 통상 봄철 하루에서 사흘 정도에 불과하다. 단독 생활을 하는 판다의 생태 습성상 서로 떨어져 지내다가 번식기에만 만나 짝짓기를 해야 하기에 성공 확률은 더욱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짝짓기에 성공하면 약 4개월간의 임신기간을 가진 후 출산하는데, 출산 직전까지 외형은 물론 호르몬 수치 등이 동일해 임신 여부 확인조차 어렵다.
에버랜드는 2020년 푸바오 출산 당시 축적했던 번식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아이바오와 러바오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며 새 생명의 탄생을 준비했다. 혈액, 소변 검사 등 판다들의 호르몬 변화 데이터를 푸바오 때와 비교해 과학적으로 분석하며 짝짓기 성공 확률이 높은 기간을 정했고 올해 2월 중순 아이바오와 러바오의 만남이 이뤄졌다.
에버랜드는 푸바오 출산 때와 비슷한 행동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아이바오의 상태를 확인한 후 사육사와 수의사로 이루어진 전담 케어팀을 구성했다. 또한 지난달 중순부터는 아이바오를 외부 방사장 대신 출산을 위해 마련한 전용 분만실에서 생활하게 하고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했다.
에버랜드는 당분간 아기 판다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일반에는 공개하지 않고, 판다월드 내실에서 전문가들이 집중 관리를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유튜브 '에버랜드', '말하는 동물원 뿌빠TV', 네이버 카페 '주토피아' 등 SNS 채널을 통해 쌍둥이 판다의 성장 과정과 판다 가족의 근황을 계속 공개한다. 푸바오의 경우, 네 발로 걷고, 대나무를 먹기 시작한 생후 6개월경부터 판다월드 방사장에 나온 만큼 관람객들은 내년 1월께에야 쌍둥이 판다 자매의 실물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바오 아빠', '푸바오 할아버지'로 불리는 강철원 사육사는 "푸바오에 이어 국내 최초로 쌍둥이 새끼 판다가 태어나 너무 기쁘다"며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판다 가족이 될 수 있도록 잘 보살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맏언니 푸바오는 현재 3세로 '용인 푸씨', '푸뚠뚠', '푸공주' 등으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다. 4세가 되는 내년에 짝을 만나기 위해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