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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부품사 대표의 읍소…"총파업 땐 회사 존폐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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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에 모듈을 납품하는 현대모비스의 생산 계열사 대표가 노동조합에 12일 예정된 금속노조 총파업에 동참하지 말아 달라며 읍소하고 나섰다. 주·야 4시간씩 하루 8시간 파업으로 완성차 7000대 분량의 생산 차질과 라인 가동 중단에 따른 100억원의 손실 배상액이 발생해 회사가 존폐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김원혁 모트라스 대표는 최근 ‘직원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상급 단체의 ‘정치파업’과 맞물려 당사 노조가 타사를 초과하는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파업은 막대한 외형적 손실은 물론 고객사의 신뢰 하락, 차량 인도를 기다리는 소비자의 실망 등 신생 회사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을 초래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모트라스는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11월 모듈 제조 부문을 분리해 신설한 통합계열사다. 국내 10여 곳의 생산공장에서 현대차, 기아 등 완성차 업체의 수요에 맞춰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차량의 대단위 부품 조합을 뜻하는 모듈은 현대모비스의 핵심 사업이다.

김 대표는 “파업이 진행되면 ‘최고 품질의 모듈을 완성차 업체에 적기에 공급한다’는 당사의 존재가치를 떨어뜨려 향후 존립마저 우려된다”며 “우리 스스로가 기회를 저버리지 않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모트라스 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12일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산하 최대 조직인 현대차 노조 등이 총파업을 강행하기로 한 날이다. 모트라스 노조 측은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불법 파업’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가 결정한 파업에 무턱대고 동참할 경우 사업구조와 재무상태가 여전히 불안정한 모트라스에는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김 대표는 “파업에 따른 손실은 가격을 매길 수 없을 정도”라고 우려했다.

경제계에선 ‘정권 퇴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 등을 명분으로 내건 민주노총의 ‘정치 파업’이 산업계 전체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12일 주야간 근무조별 2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나서는 건 5년 만이다. 현대차는 노조의 하루 4시간 파업만으로 53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사측은 노조가 지난달 말 총파업 참여를 결정한 뒤 진행된 교섭 때마다 “국내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드는 시점에 총파업은 국민 정서에 역행하는 만큼 심사숙고해주기 바란다”고 호소해왔다.

업계에선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한 현대차 노조가 강행하는 총파업은 명백한 ‘불법 파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 노조는 아직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조차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우선 성실한 교섭에도 불구하고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해야 한다.

현대차 노조가 당장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중노위가 이를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12일까지 쟁의권을 확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 정부의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중노위는 파업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 반드시 행정지도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성수/김일규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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