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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지속가능보고서'가 갑자기 쏟아지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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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첫 영업일인 지난 3일 한화, SM그룹, BGF리테일, 삼양그룹, 동원그룹, 고려아연, 금호석유화학, 롯데칠성음료 등 하루에만 업종을 불문하고 11개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잇달아 쏟아냈다. 올해 처음 발간하는 기업부터 웹사이트 형식으로 발간하는 곳까지 다양했다.

자본시장법은 상장사가 반·분기 종료 후 45일 이내에 반·분기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재무적 데이터가 들어가지 않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자율 공시로 마감 기한이 없다. 그런데도 약속이나 한듯이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대부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매년 6~8월 발간해 회사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지난해엔 공시 기업 176곳 중 130개 기업(74%)이 이 기간 공시하고 보고서를 냈다. 올해엔 작년보다 약 한 달 가량 빨라졌다. 올해 초부터 이달 7일 기준 32개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냈는데, 지난해와 같은 기간 발간(15곳) 비교하면 두배나 많다. SKC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지난해 7월 27일에서 올해 6월 30일,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7월 5일에서 올해 6월 8일,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7월 29일에서 올해 6월 29일 발표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대표적인 글로벌 ESG 평가기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과 국내 대표기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이 커지고 있다”며 “평가 대상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상반기까지 제출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고 평가 받는 기업들은 최대한 반영하고 있는 추세“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보고서 발간을 의무화하고 과거보다 더 신속히 준비해 발표하는 건 하반기 ESG 채권 등 투자자금 조달과도 연관이 있다. 정부가 2025년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부터 단계적으로 ESG 공시 의무화 대상을 확대할 방침과도 맞닿아 있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ESG평가가관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보고 내린 평가가 하반기 등 투자를 받을 때 평가 지표로 활용된다”며 “보고서를 늦게 제출하는 만큼 평가도 늦어지면 추후 자금조달 과정에서 평가 받은 등급이 공란이라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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