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컬리어스가 국내 오피스 시장의 2분기 평균 공실률은 전 분기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2.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정보기술(IT) 기업의 확장세가 둔화됐음에도 불구하고 한정적인 수요 등으로 인해 오피스 임차 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컬리어스는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2분기 국내 오피스 임대차 시장 보고서를 10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도심권역은 주요 임차인들의 이전으로 공실이 늘어난 반면 강남권역에 신규 공급된 빌딩의 공실이 빠르게 해소돼 2분기 평균 공실률은 전 분기 대비 큰 차이가 없는 2.1%를 기록했다. 강남 공실률은 0.9%까지 하락했다.
1분기 강남권역에 공급된 프라임급 빌딩인 강남구 역삼동 스케일타워(타이거318)는 전체 공실이 현대자동차그룹에 의해 해소됐다. 테크 기업들의 둔화한 확장세에도 강남권역에 임차할 수 있는 대형 면적은 시장에 나오고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컬리어스는 넥슨이 지난 분기 매수한 오토웨이 타워(강남구 대치동)를 사옥으로 쓰겠다고 발표하면서 기존 임차인들의 이동을 유도했고, 강남권역의 임차 시장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노키아가 오토웨이 타워에서 강남구 역삼동 SI타워로 이전했고, 오토웨이에 입주하고 있던 현대자동차도 신규 사옥이 필요해지자 강남권역에 신규 공급된 스케일타워(타이거318)를 사옥으로 활용하기 위해 매입했다. SK D&D가 1분기에 공급한 스케일타워(타이거318)의 전체 면적을 현대자동차그룹이 임차하기로 결정하면서 강남권역의 공실률은 전 분기 대비 더 하락한 0.9%를 기록했다.
반면 도심권역과 여의도권역에서는 테크 기업들뿐만 아니라 사무실을 확장했던 일부 기업들도 이전을 결정하면서 임차 면적이 늘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파크원 타워1에 2개 층을 임차하고 있던 핀테크 기업 뱅크샐러드는 마포구 도화동 일진빌딩으로 이전을 결정했다.
올해 총수요 면적을 의미하는 흡수 면적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금리와 유동성을 등에 업고 활발히 확장했던 테크 기업들이 조직을 재정비하고 기존 임차 면적을 줄이는 등 보수적인 경영 방침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컬리어스 코리아의 오피스 임대 자문팀 고윤석 이사는 "과거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빠르게 확장하던 테크 기업들의 확장세가 주춤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의 오피스 임차 시장은 한정된 공급과 견고한 펀더멘털로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