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 아파트값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양주, 의정부, 고양 일산서구, 동두천 등 경기 북부지역은 여전히 큰 낙폭을 나타내고 있다. 신규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최고가 대비 30~40% 떨어진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양주는 이달 첫째주(3일 기준)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20% 떨어져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양주는 작년 5월 셋째주 이후 1년2개월 가까이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내고 있다.
‘바닥 다지기’에 들어간 다른 지역과 달리 양주에선 여전히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양주 만송동 ‘은빛마을 한양수자인’ 전용면적 99㎡는 지난달 3억35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가(3억7500만원)보다 4000만원 내렸다. 2021년 11월 세운 신고가(5억2800만원)보다는 2억원 가까이 낮은 값이다.
양주 고읍동 ‘산내들마을 우남퍼스트빌’ 전용 84㎡도 지난달 말 두 건(2억9700만원, 3억300만원)이 거래됐는데 모두 직전 거래가(3억5000만원)보다 집값을 내린 거래였다. 2년 전 최고가(4억5500만원, 2021년 8월)에 비해서 30% 이상 떨어졌다.
의정부(-0.19%, 이달 셋째 주 기준), 일산동구(-0.17%), 일산서구(-0.15%), 동두천(-0.13%) 등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과천(0.41%), 하남(0.33%), 화성(0.26%) 등 경기 남부권 시장의 매수세가 살아난 것과 대비된다.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호재를 등에 업은 용인(0.13%)과 인근 평택(0.11%) 등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경기 북부권의 약세는 입주 예정 물량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양주의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은 1만385가구로, 적정 수요(1292가구)의 8배에 이른다. 양주 옥정신도시 입주가 이어지면서 내년에도 7092가구가 집들이에 나선다. 일산은 자체 입주 물량은 많지 않은 편이지만 인근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대단지 입주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물량이 일부 소화된 이후에는 경기 북부권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교통축이나 개발 호재 등이 한강 이남에 치우쳐 있다 보니 경기 남부권이 선행하는 측면이 있다”며 “고양, 파주 등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이 다가오고 1기 신도시 특별법이 속도를 내면 매수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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