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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은행 노조 "주거래은행 탈락시킨 조선대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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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대표 은행인 광주은행의 조선대학교 주거래 은행 탈락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광주은행 노동조합이 조선대 규탄과 함께 새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된 신한은행의 자격 무효를 주장하고 나섰다. 노조는 조선대 주거래은행 선정 금지 가처분 신청 제출을 사측에 요구했다.
"조선대 지역과 상생 저버려"
광주은행 노조는 7일 성명서를 내고 “조선대학교가 공개경쟁입찰을 핑계 삼아 50여 년간 유지해 온 지역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무시하고, 지역 인재 양성과 상생을 저버리며 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그러면서 “지방대 살리기와 지방대 활성화 사업 등 교육부로부터 사업비를 따내기 위해 지방을 강조했지만 정작 지방 금융권에 대한 배려는 하나도 없는 이중잣대의 파렴치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민영돈 총장은 지역과 공생하고 공유가치를 창출한다는 취임사가 무색할 만큼 공생을 파괴한 주범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광주은행이 발전기금 지급을 위한 조선대 측의 금융거래협약 미이행에도 불구하고 장학금, 발전기금, 인턴 채용, 장미축제 행사 지원 등 지원을 지속해왔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입찰 과정에서 조선대학교 학생들의 취업이나 금융거래 편의를 무시한 채 오직 돈에 혈안이 되어 그에 맞춰 각본을 짜고 진행하였으며, 금고 입찰 평가표에 그 흑심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대 입찰 과정에 문제 있어"
광주은행 노조는 조선대의 주거래 은행 선정 입찰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노조는 조선대 주거래은행 사업자 신청 자격에는 ‘은행법에 따른 금융기관으로 금고 업무수행에 있어 공동도급 및 하도급은 허용하지 않음’이라고 돼 있다고 했다.

노조는 "신한은행은 신용카드업을 겸업으로 수행하지 않아 주거래은행 업무 중 카드 업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할 능력이 없으며, 카드 업무는 제3자에게 위탁할 수 밖에 없는바 사실상 하도급에 해당돼 주거래 은행 신청 자격 상실 요건"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불합리한 평가항목 및 배점도 지적했다. 지방은행이 유리한 항목인 지역사회 기여 실적은 통째로 삭제됐고, 협력사업비 등 이른바 '돈'과 관련된 정성평가 비중이 무려 54점(협력사업 30점)으로 돈 많이 주는 은행을 선정하겠다고 천명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가기준(순위간 편차 등) 및 심의위원 선정 기준이 불명확한 점은 공개입찰경쟁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고 밝혔다.

광주은행 노조는 신한은행이 '과당경쟁 방지 금융노사 TF 합의'를 깼다고 지적했다. 2018년 과당경쟁 금융노사 TF를 통해 기관고객 유치를 위한 과도한 입찰경쟁을 자제하기로 했음에도, 시중은행(신한은행)이 돈을 앞세워 지방 금융기관의 영업권을 침범하고 과당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만 광주은행 노조위원장은 "법률 검토결과 신한은행이 조선대 주거래은행 신청 자격이 없는 만큼 은행측에 조선대 주거래은행 선정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낼 것을 사측에 요청했다"고 했다.
협력사업비 비중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조선대는 최근 최근 주거래 은행 사업자 지정과 관련해 신한은행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주거래 은행으로 지정되면 등록금, 기숙사비 수납을 비롯해 대학과 산학협력단의 각종 자금 관리·운용, 신용카드와 연계한 학생증 카드와 법인카드 발급·관리 등을 맡게 된다.

조선대 연간 수입액 규모는 3000억원 안팎으로 지난해 법인카드 사용액만 160억원에 달했다. 보통예금 기준으로 평균 잔액은 500억∼600억원 수준이며 정기예금액도 1500억원 규모다. 여기에 교직원과 대학생, 대학원생 등 2만7000여명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이번에 경쟁입찰을 처음 도입한 조선대는 주거래 은행 지정평가위원회를 구성, 평가항목과 배점 기준을 마련했다.

배점은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20점), 대학 구성원과 학부모 이용 편의성(10점), 업무 관리능력 및 카드 관리(16점) 등 정량 평가(46점)와 예금금리(20점), 협력사업(30점) 등 정성평가(54점) 등이다.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국립대의 금고 지정 배점 기준과 달리 이른바 후원금 성격의 정성평가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 광주은행도 이번 입찰에서 정량평가 등에서는 앞서거나 비슷했으나 협력사업비에서 시중은행과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사업비는 신한은행이 75억원, 광주은행을 비롯해 탈락한 두 은행이 63억원과 45억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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