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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野 공세에 초강수…"의혹 사실 아니면 민주당 간판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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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은 6일 백지화를 선언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과 관련해 “공무원들 골탕 먹이지 말고 처음부터 노선 결정 과정에 관여하기를 바란다”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했다. “이 노선이 정말 필요하고 최종 노선이 있다면 다음 정부에서 하십시오”라며 사실상 윤석열 정부에서는 사업 재개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세 강화하는 野

민주당은 경기 양평군 강상면에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김건희 여사 일가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노선 변경을 추진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해찬 전 대표가 지난달 16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당원 행사에서 “양평에 고속도로 노선을 변경해 자기네 땅 사놓은 데로 지나가도록 만든다. 역대 어느 대통령도 그런 짓은 안 했다”고 저격하면서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후 민주당은 연일 대여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이날도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소속 의원들이 강상면 현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김의겸 의원은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단군 이후 최악의 이권 카르텔”이라고 표현했다. “양평군이 국토부의 고속도로 노선 변경 요청을 8일 만에 받아들인 것은 이례적으로 짧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당은 이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 감사와 국정조사를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정치 생명 걸겠다”
원 장관도 물러서지 않았다. 원 장관은 민주당을 겨냥해 “추측과 정황만으로 의혹 부풀리기에 몰두하지 말고 자신 있다면 정식으로 국토부 장관인 나를 고발하라”며 “노선에 관여한 사실이 있다면 장관직뿐 아니라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했다. 원 장관은 이어 “대신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들이 무고임이 밝혀진다면 민주당 간판을 내리라”고 초강수를 뒀다. 원 장관은 퇴장하면서도 “이재명 대표, 민주당 간판 걸고 한판 붙자”고 외치기도 했다. ‘지금까지 들어간 사회적 비용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수년간 사업을 추진하면서 예산도 적잖게 들었을 고속도로 사업을 야당이 몇 마디 했다고 장관이 백지화하는 것이 더 이상하다”며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희한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대통령 처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야당 핑계를 대며 한순간에 사업 백지화를 결정하는 의사결정 구조가 개탄스럽다”며 “대통령만 바라보지 말고 국민을 바라보라”고 일침을 놨다.

이와 관련해 여당 관계자는 “논란이 김 여사에게로 번지며 좀처럼 잦아들기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라며 “원 장관으로선 사업 중단 외에 현실적으로 택할 선택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백지화에 지역민 당혹
정치권의 특혜 공방이 고속도로 개설 사업 백지화로까지 이어지면서 지역에서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동부 경기 지역 주민들의 숙원 사업이다. 평일 출퇴근과 주말 관광 수요로 교통 혼잡이 심한 국도 6호선과 수도권 제1순환망 등 양평 지역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추진됐다. 국토부가 종점 변경을 추진한 이유에 대해 “변경안이 기존 예비타당성 조사안에 비해 인근 도로의 교통량을 하루 2100대 이상 더 많이 흡수할 수 있어 두물머리 인근 교통정체 해소 효과가 더 크다”고 설명한 배경이다.

전진선 양평군수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의 가짜 뉴스 공세로 양평군민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며 반발했다. 전 군수는 “특정 정당이 고속도로 사업에 대해 가짜 뉴스를 유포했다”며 “지역의 사정도 모르는 사람들이 일으킨 가짜 논란 때문에 사업이 백지화됐다”고 사업 재개를 요청했다.

논란의 불똥이 민주당으로 튈 것을 우려한 민주당 지도부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 대표는 “자꾸 장관직을 걸겠다고 하는데 국가 살림과 국민의 삶은 도박의 대상이 아니다”고 했다.

고재연/김소현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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