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직원들에게 ‘월 기본급의 25%’인 역대 최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한다. 이 회사 반도체 사업이 최악의 부진을 보인 결과다.
삼성전자는 5일 사내 공지를 통해 올해 상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옛 PI) 지급률을 발표했다. TAI는 매년 상·하반기에 한 차례씩 사업부별 목표 달성 여부를 감안해 지급하는 성과급이다. 직원들은 소속 ‘사업부문’과 ‘사업부’의 평가를 합쳐 월 기본급의 100%까지 받는다.
올해 상반기 DS부문 TAI는 월 기본급의 25%로 결정됐다. DS부문은 TAI 제도가 도입된 2015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줄곧 최고인 월 기본급의 100%를 받았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에 지급률이 50%로 떨어진 데 이어 이번에 재차 25%로 깎였다.
반도체 사업의 ‘실적 쇼크’가 성과급 충격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로 4조5818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2009년 1분기(영업손실 71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다른 사업부문의 성과급 사정은 DS부문보다 좋거나 비슷했다. 의료기기부문 TAI 지급률은 월 기본급의 75%로 정해졌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50%, 생활가전(DA)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는 25%로 결정됐다. 이날 공지된 TAI는 7일 지급된다.
삼성전자의 성과급 제도는 크게 TAI와 연 1회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으로 나뉜다. OPI는 소속 사업부의 실적이 목표를 초과했을 때 개인 연봉의 50%까지 지급한다.
부진한 상반기를 보낸 삼성전자 DS부문은 하반기부터 서서히 실적 악화의 터널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내림세를 이어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전 분기보다 0~5% 하락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2분기 D램 가격 하락률(13~18%)보다 낙폭이 줄었다.
김익환/최예린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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