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자국민에게 중국 여행을 재고하라고 권고했다. 최근 반(反)간첩법(방첩법)을 강화하고 대외관계법을 제정한 상황에서 자국민들이 구금 또는 추방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3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미 국무부는 “현지 법의 자의적 집행으로 인한 위험이 있다”며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여행을 재고할 것을 권고했다.
국무부는 “중국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없이 현지 법을 자의적으로 집행하고 있다”면서 “미국 국민은 중국 본토를 여행할 경우 범죄 혐의에 대한 정보 없이 영사 서비스도 받지 못하면서 부당하게 구금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안내했다.
이어 “중국에서 기업인과 전직 정부 인사, 학자, 중국 국민의 친척, 언론인 등 외국인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심문을 받고 구금된 사례가 있다”며 “중국 정부는 중국에 거주하며 일하는 미국 시민들을 심문·구금하고 추방했다”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홍콩 여행을 할 때도 국가보안법이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홍콩은 이중 국적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미국과 중국 이중 국적자나 중국계 미국인은 추가적인 조사나 괴롭힘을 당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일 간첩행위에 ‘기밀 정보 및 국가안보와 이익에 관한 문건·데이터 등에 대한 정탐·취득·매수·불법 제공’을 추가한 방첩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통계 자료 검색이나 사진 촬영까지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