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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5개월 무역 적자 흐름 끊었지만 관건은 역시 수출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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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무역수지가 15개월간 이어진 적자 행진을 끝내고 흑자로 전환했다. 5월 생산과 소비, 투자도 일제히 늘어 지난 2월 이후 3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를 보였다. 하지만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은 여전히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저하고’ 경기 낙관론에 안주하기보다 수출 회복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 더욱 매진하는 등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올 5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냈다. 외환위기 직전 기록한 29개월 연속 적자 이후 최장기간 적자를 이어간 것이다. 기록적인 적자 행렬이 끝난 것은 다행스럽지만 세부 항목을 따져보면 낙관하기가 어렵다. 지난달 11억달러 흑자의 주요 원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후 급등해 대규모 무역적자를 초래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면서 에너지 수입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수출은 반도체 업황 회복이 늦어지며 지난해 10월 시작된 감소세를 9개월째 이어갔다.

한국 수출의 두 축인 반도체와 대중 수출은 여전히 부진하다. 수출을 둘러싼 대외 환경도 녹록지 않다. 중국 경제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다시 침체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의 초엔저 현상도 한국 수출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자동차 철강 등 일본의 주력 수출 품목이 우리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초엔저는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 미국의 대중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와 미국 내 중국산 배터리·소재 사용 규제 등도 걸림돌이다.

수출은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버팀목이다. 수출 이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 가계는 빚에 시달리고, 지난 정부의 포퓰리즘 때문에 경기 부양에 쓸 재정 여력도 바닥났다. 6월 수출은 감소세를 지속했지만 감소폭은 올 들어 가장 작았다. 자동차 수출은 역대 반기 기준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반도체 경기도 바닥을 쳤다는 진단이 나온다. 수출 회복의 청신호는 켜진 셈이다. 이런 때일수록 대내외 수출 전략을 면밀하게 재점검하고 수출·투자 활성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 경제의 빠른 반등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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