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코로나19 등으로 부진의 늪에 빠졌던 국내 최대 리조트 제주신화월드가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제주신화월드는 1조원 이상을 추가 투입해 새로운 콘도를 건설하는 등 2단계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제주도, 신화역사부지 상가시설 추가 고시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도는 최근 신화역사공원 부지 내 상가시설을 추가하는 개발사업시행 승인(변경)을 고시했다. 해당 지역은 제주신화월드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람정제주개발 소유 부지로 2025년 말 개점을 목표로 다수의 유통채널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계 자본이 최대주주인 제주신화월드는 현재까지 2조1000억원이 투입된 복합리조트다.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공원 내 소유부지는 여의도 면적의 80%에 달하는 250만㎡다. 이중 절반은 메리어트를 비롯한 호텔급 숙박시설과 테마파크, 워터파크, 식음시설, 신세계사이먼 매장 등이 들어섰다.
나머지 절반은 공터로 남아있다. 제주신화월드는 이중 2만499㎡를 상가시설 부지로 확보하고 창고형 대형마트를 입접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샘 앙 제주신화월드 사업총괄 전무(사진)는 "인근 영어교육도시 인구 등 상업시설에 대한 수요가 있는데다, 대형 유통채널 다수가 입점 희망을 피력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금흐름 흑자 전환한 리조트사업
대형 유통채널들이 제주신화월드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이유는 제주신화월드가 대규모 공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은 아니다. 개장 5년 동안 온갖 악재를 딛고 복합 리조트이자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플랫폼으로 사업운영 능력을 검증받았다.
2018년 개장당시 제주신화월드는 중국 등 외국 관광객이 주요 고객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카지노를 중심으로 사업을 기획했다. 하지만 사드사태와 코로나19가 잇따라 터지면서 제대로 사업을 펼쳐보지도 못한채 고전을 거듭했다.
제주신화월드는 생존을 위해 마케팅 전략을 완전히 새로 짰다. 대안은 '한국화'였다. 앙 전무는 "한국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연구해 숙박, 레저, 식음, 쇼핑 등 모든 부분의 전략을 다시 만들었다"며 "기업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마이스에도 전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제주신화월드 마이스 행사건수는 2018년 134건에서 지난해 410건으로 증가했고 참석 인원은 같은 기간 1만2600명에서 3만6000명으로 늘었다.
그 결과 제주신화월드의 리조트 사업은 영업 현금흐름을 보여주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2021년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650억원의 상각전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57.7%, 28.9% 축소됐다.
정상화 단계를 밟고 있는 제주신화월드는 1조원을 추가 투입해 2단계 사업에 나설 준비를 진행 중이다. 잔여 부지에 콘도와 상업 시설 건설 등을 계획 중이다.
다만, 상업시설 입점에 대한 제주도민의 찬반이 엇갈리는 데다 여러 인허가 과정을 거쳐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 2공항 건설시 글로벌 테마파크도 관심보일 듯"
미국, 유럽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K열풍'이 불고 있지만 제주도는 그 수혜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게 앙 전무의 판단이다. 앙 전무는 "K열풍의 글로벌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 관광 수익 등 경제적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제주도 일일 입도객은 5000명 미만으로 해외 직항편이 코로나 이전 수준보다 적어 해외항공을 통한 입도객은 3% 수준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제주도에 대한 외국인의 접근성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제 2공항 건설 또는 해외 직항편 증설을 통한 적극적인 시장 규모 확대가 절실하다고 앙 전무는 강조했다.
그는 "디즈니랜드와 같은 글로벌 테마파크는 하루 평균 방문객이 5000~8000명 가량은 되어야 한다"며 "접근성이 개선되면 글로벌 테마파크를 비롯한 세계적 기업들이 제주도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 대해 제주도는 현재 도내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