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확장성을 대표하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28일 자신이 국민의힘의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수술칼을 쥐여준다는 조건을 제시하면 갈 수 있다"고 양당에 대한 합류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다만 그간 국회에서 반(反)이재명 전선에 서 왔고 '합리적 개혁 보수'의 색깔을 내고 있는 만큼, 그가 민주당으로 향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양당이) 중도 확장을 통해 대한민국의 51% 이상을 품는 정당이 되고자 제게 '말해봐라, 우리가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 역할을 할 의지가 있다. 기회가 된다면 국민들의 마음을 나침반 삼아 당차게 해볼 의사는 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조 의원은 이 자리에서 최근 국민의힘의 저조한 지지율에 대해 자세한 진단을 내렸다. 그는 "두 가지가 아쉽다. 첫째는 '야당 같은 여당'이다. 야당은 할 게 없으니 여당을 비판해야 하는데, 여당은 집권당이기 때문에 할 게 많고 비판이 아닌 비전을 제시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하지만 얼마 전 (김기현) 대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비롯해 여당 최고위원들의 메시지가 '우린 뭘 하겠다'는 것보다는 '민주당이 잘못했다'는 부정의 언어"라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힘은) 비판의 내용도 약간 실력이 없다. 가장 아쉬웠던 게 '더불어코인당'이라는 구호였다. 무슨 소리인지는 알겠다. (김남국 의원이) 상임위 때 코인 한 것은 잘못했지만, 그 표현으로 코인 하는 많은 국민들을 다 죄인으로 만들었다"며 "가상화폐나 NFT(대체불가토큰)는 우리 산업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고, 육성해야 한다. 상대방을 비판하면서 주요 산업에 계신 분들을 부끄럽고 힘들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보수는 소위 기득권만 지키는 정당이 아니다. 약자들을 보호하고 개혁 의제를 제시하는 정당이란 게 인정되지 않으면 조정훈, 양향자, 손흥민, 김민재가 오든 아무 상관 없다"며 "또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수도권에서 거의 전멸했다.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미래를 하루라도 더 오래 살 분들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데, 그런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 인물과 의제들에 대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보고 싶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지지자들로부터 '제발 개혁해달라', '제발 바꿔달라'는 메시지를 받고 굉장히 많이 생각하게 됐다"며 "(국민의힘이 저를) 영입하려면 계약서를 써야 하는 건데, 제시받은 적은 없다"고 전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