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쇼핑카트 정리 업무를 하던 30대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7일 MBC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시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쇼핑카트 정리 업무를 하던 31살 A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이날 해당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33도에 달하면서 이틀째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A씨는 오전 11시부터 근무를 시작했고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주차장 한켠에서 쉬던 중 쓰러졌다.
A씨가 일하던 장소는 벽면이 전부 뚫려 시멘트 소재로 둘러싸인 주차장으로 햇빛에 그대로 노출돼 외부 열기를 흡수하면서 더욱 온도가 치솟았다.
보도에 따르면 동료 직원들은 마트 주차장이 외부로 열려있는 상태이기에 에어컨을 잘 틀지 않았고 전언했다. 냉방비를 아끼기 위해 가동 시간도 정해져 있었을뿐더러 실외에서 쓰는 공기 순환 장치도 계속 돌아가지 않았다는 것.
그런 환경에서 A씨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무거운 철제 카트들을 묶음으로 밀고 다녔다. 동료 직원 B씨는 "쇼핑을 오는 손님들마저도 '어 여기 왜 이렇게 더워' 할 정도로 (기온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또한, A씨가 사망 전 동료에게 보낸 휴대전화 메시지에는 약 10시간 동안 "총 4만 3천 보를 걸었다"고 되어 있었다.
주차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쉴 만한 공간은 마트 5층에 있는 휴게실뿐이지만 3시간마다 15분의 쉬는 시간이 주어지는 이들은 휴게실을 이용하지도 않았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폭염 속 야외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마트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