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 현존하는 잠수함 중 가장 큰 오하이오급 핵탄두 탑재 전략핵잠수함(SSBN)을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한·미 정상이 ‘워싱턴 선언’을 통해 미국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정례적으로 전개하자고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국에 오는 잠수함은 수천㎞ 떨어진 목표물을 겨냥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이다. 무기한 잠항이 가능하고 수개월 연속으로 순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또 SLBM을 20여 발 탑재할 수 있어 전략폭격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미국의 ‘핵 3축’을 구성하는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미국이 이달 16일 부산에 파견한 원자력 추진 순항미사일잠수함(SSGN)은 핵탄두가 아니라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잠수함이었다.
미국의 SSBN 파견은 한국에 워싱턴 선언의 실질적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4월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하지 않겠다는 비확산 의지를 재차 밝혔고, 미국은 이에 대한 대가로 한국에 SSBN, B-52 폭격기 등 최고 전략 자산을 파견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미국 당국자들은 SSBN의 기항 시기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국방부도 “한·미는 미 전략자산 전개 확대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미 전략핵잠수함의 한반도 기항 계획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미 SSBN이 한국을 방문한다면 1981년 3월 로버트 리(SSBN 601) 이후 42년 만에 기항이 된다. 이번 전략핵잠수함 파견은 북한을 억제하고 동맹인 한국을 안심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겁주기보다는 한국을 안심시키는 측면에서 더 성공적일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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