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근로자위원들의 퇴장으로 파행했다. 이날 경영계는 최초 요구안으로 9620원, 즉 동결안을 내놨다.
27일 최저임금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는 정부 세종종합청사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는 근로자위원 8인이 본회의 전 진행된 '모두발언'만 진행한 뒤 회의장을 떠나면서 파행을 겪었다. 이날 최저임금위는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사용자 요구안을 듣고 인상 폭 결정을 위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었다.
근로자위원들은 퇴장 배경에 대해 동료 위원인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의 구속으로 결원이 생긴 노동자위원에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추천했음에도 고용노동부가 이를 지난 26일 공식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구속된 김 사무처장과 공동 불법행위로 수사 중인 김 위원장은 새 위원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새 후보 추천을 요구한 상황이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노동자의 생명과 삶을 담보로 정부의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의 노동 탄압 폭거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더는 최저임금위원회에 회의 참석이 어렵다"며 향후 최임위 회의 보이콧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한편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9620원, 즉 동결안을 내놨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작년 최저임금 미만율이 12.7%로 여전히 높고, 중소기업의 절반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 최저임금조차도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요구안 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경영계는 임금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업의 지불능력’과 법에 예시된 4가지 최저임금 결정기준(생계비, 유사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을 살펴 볼 때,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인상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근로자위원들은 시간급 1만2210원을 제시한 상황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