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인 '피클볼'로 인한 부상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로 노령층이 즐기는 운동이다 보니 관절·연골 부상이 잦아져서다. 올해 부상자 치료에만 4억달러(약 5202억원) 이상 쓰인다는 관측이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의료 서비스업체 유나이티드헬스그룹(UHG)은 의료 콘퍼런스에서 최근 미국에서 고관절 및 연골 수술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UHG는 부상자가 급증한 원인으로는 피클볼을 지목했다.
피클볼은 테니스와 탁구를 접목한 신종 스포츠다. 테니스 구장의 절반 크기인 코트에서 구멍 뚫린 공을 라켓으로 받아치는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단순하고 간결한 운동법 덕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큰 인기를 끌고 있다.
UHG는 올해 피클볼로 인한 부상 치료비가 2억 5000만~5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피클볼을 즐기는 인구가 급증해서다. UHG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피클볼을 즐기는 인구는 전년 대비 150% 증가한 22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피클볼을 향유하는 인구 대부분이 60세 이상 중장년층이라는 점이다. UHG는 중장년층 비중을 33%가량으로 측정했다. 이들은 1년에 평균 8번가량 피클볼을 쳤다. 급작스럽게 운동을 시작하다 보니 연골·관절에 충격을 받고 부상이 잦아졌다. 또 연 10만달러 이상 고소득층이 즐기는 스포츠라서 병원 내원이 다른 운동에 비해 더 잦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21년 응급실 내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피클볼을 즐기는 인구의 0.27%가 응급 치료를 받았다. 부상자 대부분은 60세 이상이었다. 대다수가 발목 염좌, 골절상 등을 입고 병원을 찾아왔다.
부상 빈도가 잦아지며 피클볼 관련 의료 지출은 매년 3억 7700만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피클볼 경기 중 부상으로 인한 외래 환자 지출액은 연 3억 200만달러로 추산됐다. 입원 환자 치료비는 연 7500만달러에 이른다.
UBS는 "일반적으로 스포츠를 즐기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정형외과 방문 횟수만 잦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