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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혁신펀드 성과…2800억 첫 수익 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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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자본을 활용해 기업 구조조정을 돕는 기업구조혁신펀드가 설립 5년 만에 출자금을 댄 수익자에게 운용 성과를 돌려준다. 어려움을 겪던 기업 실적이 개선되며 예상보다 빠르게 투자금을 회수한 덕분이다. 기업 구조조정이라는 정책 성과를 달성할 뿐만 아니라 수익성을 실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상보다 빠른 투자금 회수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성장금융이 운용하는 기업구조혁신펀드가 수익자인 정책기관 및 시중은행에 처음으로 원금 분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배 금액은 약 2800억원 규모로 2018년 기업구조혁신펀드를 결성한 뒤 처음이다.

2016년 설립된 한국성장금융은 산업은행, 기업은행, 한국증권금융 등이 출자해 설립한 모(母)펀드 운용사다. 기업구조혁신펀드를 비롯해 성장사다리펀드, 다수의 정책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7조2000억원을 굴리는 벤처·사모투자 등 모험자본 시장의 ‘큰손’이다.

기업구조혁신펀드는 2017년 금융위원회가 ‘신(新)기업구조조정방안’을 발표하면서 국책은행에 치우친 기업구조조정을 민간이 주도하는 자본시장 중심으로 전환하고자 기획됐다. 자산운용사, 벤처캐피털(VC), 사모펀드(PE) 등이 민간 자금을 매칭해 운용하는 하위펀드(자펀드)에 출자하는 구조로 기업 구조조정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이번 분배는 1~3차 기업구조혁신펀드 모펀드에 출자한 정책기관과 금융권이 대상이다. 2018년 산업·수출입·중소기업은행, 캠코 등 정책기관과 5대 시중은행(우리·농협·하나·국민·신한)이 출자해 1차 기업구조혁신펀드가 출범한 뒤 2020년 2차, 2021년 3차 펀드가 잇따라 결성됐다. 1~3차 기준 1조4940억원 규모 모펀드를 통해 총 4조9000억원의 자펀드를 조성하고, 현재까지 105개 기업에 3조9000억원을 투자했다.
채권 방식 탈피한 구조조정 성과
기업구조혁신펀드는 채권은행 중심 구조조정의 한계를 벗어나 민간의 전문성과 금융당국의 기획이 시너지를 내면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선제적인 자산 매각을 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로 영업에 직격탄을 맞은 운동화 소재 회사는 기업구조혁신펀드 투자를 받아 영업적자에서 벗어나 지난해 14.8%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회생 기업으로 기업구조혁신펀드 투자를 받은 굴삭기 부품회사는 펀드 회수 시점 영업이익률이 7.3%로 투자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전통 차량용 부품사에서 글로벌 전기차 부품사로 전환해 상장까지 성공한 명신산업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명신은 1차 기업구조혁신펀드로부터 106억원을 포함해 총 1000억원을 투자받은 뒤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2020년 12월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이 회사 매출은 펀드 투자를 받기 전 3442억원에서 회수 시점 1조1077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뛰었다. 상장을 통해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구조조정 투자는 수익 창출이 어렵다는 시장의 고정관념을 불식시켰다.

조익재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본부장은 “기업 구조조정은 한국 산업의 재편이라는 큰 틀에서 봐야 한다”며 “산업 생태계의 빠른 변화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도태하지 않도록 운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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