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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다양성책임자 사임…'흑인 인어공주' 논란에 옷 벗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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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최고다양성책임자(CDO)가 돌연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니메이션 인어공주를 실사화하는 과정에서 흑인 주인공을 앞세웠으나 흥행에 실패한 책임을 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래톤드라 뉴튼 디즈니 CDO 겸 수석부사장이 6년 만에 직을 내려놓는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디즈니는 홈페이지에 뉴튼의 역할에 대해 '다양성과 포용성을 이끌며 전 세계 시청자의 입장을 반영하고 모든 사람을 위한 직장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다만 뉴튼은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로워야 할 엔터테이먼트 회사를 이념 전쟁의 한복판으로 내몰았다는 비판도 받았다.

디즈니월드는 2021년 '신사 숙녀 여러분' '소년 소녀 여러분' 등의 인사법을 폐지했다. 생물학적 성별에 따른 차별을 부추긴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뉴튼은 "여성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꼭 '공주'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며 디즈니월드 직원들에게 성 중립적인 표현을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해에는 100년 가까이 빨간 물방울무늬 드레스를 입어 온 미니마우스 캐릭터에 '새로운 세대를 위한 진보의 상징을 구현한다'며 검은색 바지 정장을 입혔다. 같은 해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버즈 라이트이어'에는 레즈비언 커플이 입을 맞추는 장면이 담겨 동성애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중동 국가 등 13개 나라에서 상영이 금지되기도 했다.

지난달 개봉한 인어공주는 캐스팅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애니메이션에선 빨간 곱슬머리에 백인이던 주인공 애리얼역에 흑인 가수 할리 베일리를 낙점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인어공주 팬들은 '원작을 훼손했다' '블랙 워싱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베일리의 팬들은 '인종 차별'이라고 응수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인어공주는 안방인 북미에서는 개봉 첫주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는 등 우려를 딛고 선방했지만 한국,중국,프랑스,독일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부진한 성적을 보이며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인어공주는 중국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중국 영화전문 매체 엔트그룹에 따르면 인어공주는 개봉 첫 주 누적 관객 53만3356명을 동원하며 289만달러(약 38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앞서 '블랙팬서: 와칸다포에버'가 개봉 첫 주 590만달러,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마니아'가 1900만 달러의 매출 성적을 기록한 것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뉴튼의 사임이 인어공주의 글로벌 흥행 실패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추측도 나온다. 이 사안을 최초한 매체인 버라이어티는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크리스틴 매카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사임 결정을 발표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뉴튼이 갑작스럽게 직을 내려놨다고 짚었다.

뉴튼이 사임한 정확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버라이어티가 입수한 디즈니 내부 이메일에는 "뉴튼은 입사 이래 모든 사람이 자신의 삶을 진정성 있는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헌신해 왔다"고 적혀 있었다. 해당 이메일은 디즈니 인사팀이 뉴튼의 사임을 알리면서 직원들에게 보낸 것이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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