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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에 '불닭' 7만개 쏟아내…1兆 매출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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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역에서 출발해 KTX로 두 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밀양역. 여기서 버스로 6㎞를 더 이동하면, 밀양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 165만㎡ 허허벌판에 눈에 확 띄는 주황색 건물이 나온다.

‘삼양라면’의 상징색으로 도색한 삼양식품 경남 밀양공장이다. 연면적 7만303㎡,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의 이 공장에선 중국 미국 등으로 수출하는 라면을 생산한다. 전체의 95%가 불닭볶음면인 ‘불닭신화’의 전진기지다.
○‘매출 1조원’ 이끄는 삼양 밀양공장
삼양 밀양공장은 지난해 5월 준공됐다. 하루에 180만 개의 라면을 생산한다. 전체 수출 물량의 3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휴무일을 제외하고 1년에 약 250일간 매일 생산한다고 가정하면 한 시간에 7만 개 이상의 라면이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

가장 큰 강점은 자동화다. 제면에서부터 포장에 이르는 공정에서 제품이 봉지나 컵에 담기기 직전 정도를 제외하면 근로자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봉지라면과 컵라면이 차곡차곡 박스에 담기면 대형 로봇팔이 테트리스를 하듯 운반대에 박스를 쌓아 올린 뒤 물류센터로 보낸다. 공장 관계자는 “자동화 물류센터 덕분에 공장에서 생산하는 30여 종의 제품과 각종 부자재를 동시에 보관하고 입출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부회장의 결단
삼양은 밀양공장 준공 전까지 강원 원주공장(13만867㎡), 전북 익산공장(8만6839㎡)에서 제품을 생산했다. 그러다가 주력 수출국인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수요가 급증하자 2018년 무렵부터 생산능력 확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대히트하면서 삼양의 수출금액은 2017년 1억달러, 2018년 2억달러를 돌파했다. 수출용 제품 대부분을 생산하던 원주공장이 주문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증가세였을뿐더러 항구가 있는 인천·부산·진해·광양 등으로 몇 시간씩 실어 날라야 했던 만큼 물류비 부담도 컸다.

결국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부산항과 가까운 밀양에 공장을 건립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이곳에서 부산 신·구항까지 거리는 60여㎞다. 빨리 가면 1시간이 안 걸리기도 한다.

삼양은 당초 밀양 신공장에 1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가 투자 규모를 2400억원으로 늘렸다. 착공(2020년) 직전 해인 2019년 삼양식품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874억원)의 2.7배 규모다.
○수출기지 역할 톡톡
애초 부산항과의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공장인 만큼 생산 품목 대부분은 수출용이다. 준공 첫해 14억4000만 개에서 지금은 20억 개로 불어났다. 박인수 삼양식품 밀양공장장은 “수출국 국민의 입맛에 맞춰 불닭 제품의 맵기를 조절하고, 현지 규제에 맞도록 패키지를 제작하는 등 국가별 맞춤형으로 생산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은 다른 제조사들과 달리 인력 확보에도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 대구시, 창원시 등에 더해 2017년 조성된 양산신도시에서도 젊은 우수 인력이 유입되고 있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삼양식품에 올해는 기념비적인 한 해가 될 전망이다. 1961년 창사 이래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를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삼양은 코로나19 사태 직전에 신공장 설립 의사결정이 이뤄져 코로나19발(發) 해외 특수를 고스란히 누릴 수 있었다”며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밀양=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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