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
익숙한 광고 음악의 주인공 '국민스낵' 새우깡은 출시 50년이 넘은 국내 첫 스낵이다.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이 제품 개발부터 작명까지 공들인 새우깡은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며 농심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농심은 이 같은 새우깡의 계보를 이을 '먹태깡'을 22일 출시했다. 신동원 농심 회장 체제의 첫 '깡 스낵'이다.
농심 살린 깡스낵
먹태깡은 농심에서 다양한 제품개발을 위해 매년 실시하고 있는 사내 공모전에 나온 아이디어를 제품화 한 것이다. 2021년 사내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아이디어다. 상품성에 대한 내부 평가를 거쳐 1년 이상의 연구개발기간 후 이번에 제품이 출시됐다.이 제품은 맥주 안주로 인기가 많은 먹태의 맛을 접목했다. 북어(말린 명태) 3.9%가 들어간다. "먹태를 먹을 때 곁들여 먹곤 하는 청양마요네즈 소스의 맛을 첨가해 짭짤하면서 알싸한 맛을 살렸다"고 농심은 설명했다.
먹태는 황태를 만들다가 날씨가 따뜻해 색이 거무스레하게 변해버린 북어를 말한다. 흑태로 불리기도 하는 먹태는 황태보다 부드럽고 요리가 간편해 최근엔 별도 대량생산을 하기도 한다.
먹태깡은 농심의 여섯 번째 깡 스낵이다. 1971년 새우깡을 시작으로 감자깡, 양파깡, 고구마깡이 1970년대에 잇따라 출시됐고 2020년엔 옥수수깡이 나왔다.
농심에게 깡 스낵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농심이 설립된 1965년부터 1970년대까지는 라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족해 시장규모 자체가 매우 작았다. 라면 후발주자였던 농심은 설립초기 경영난에 시달리며 회사가 존망에 기로에 놓였을 때 새우깡이 출시됐다. 농심 관계자는 "경영난으로 문을 닫을 뻔 했던 1970년 초반에 새우깡이 출시돼 돈을 벌어주면서 회사를 살렸다"고 했다.
새우깡 후속작 기대
새우깡이 출시되었던 1971년 당시 제과업체들은 비스킷과 캔디, 건빵 등을 주로 생산했다. 바삭바삭한 식감의 스낵과 같은 먹거리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농심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스낵 개발에 나섰다. 개발에 사용된 밀가루 양만 4.5톤(t) 트럭 80여대 분에 이를 정도였다.새우깡 한 봉지엔 5~7cm 크기의 생새우 4~5마리(8.5%)가 들어가 새우깡 특유의 고소한 맛을 내는 것이 인기의 비결로 꼽힌다.
새우깡의 인기에는 친근한 브랜드명도 한 몫을 했다. 당시 새우스낵, 새우튀밥, 새우뻥 등 갖가지 이름이 거론됐다. 최종 새우깡이라는 이름은 고(故) 신춘호 회장이 직접 지었다. 신 회장의 막내 딸인 신윤경(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부인)씨가 어린 시절 '아리랑' 노래를 '아리깡~ 아리깡~'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우깡은 지난해까지 84억 8000만 봉이 팔렸으며 누적 매출이 2조 23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만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농심은 먹태깡이 새우깡의 후속으로 인기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먹태깡은 오는 26일 편의점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전국 유통점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