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미래차 선도기술개발 사업을 펼쳐 온 대구시가 잇달아 성과를 내고 있다. 기술개발 지원금을 받은 기업 중에서 대구에 둥지를 틀고 공장이나 연구소를 짓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대구시는 올해 이 사업의 이름을 ‘미래차’ 대신 ‘미래모빌리티’ 사업으로 바꾸고, 지원 폭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발 앞선 지원 ‘성과’
20일 대구시에 따르면 3년 전 미래차 선도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한 고아정공의 김원석 대표는 최근 계열사 코아오토모티브 본사를 대구에 두기로 하고 760억원을 들여 구동모터 코어 전용 공장과 연구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비슷한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2020년 대구시 전기차용 50㎾ 구동시스템 개발지원 사업에 참여한 미국 보그워너사도 지난해 11월 4360만달러를 투자해 1만㎡ 규모의 전동화 구동모터 연구개발(R&D)센터를 건립하기로 대구시와 협약을 맺었다.
미래차 핵심 부품인 희토류 영구자석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성림첨단산업(대표 공군승)은 2017년 대구시의 미래차 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해 엔진용 구동모터 마그넷을 개발하고 2021년 해외 공장의 국내 복귀를 위한 대구 투자를 단행했다.
대구지역 연구원과의 협업도 기업들이 대구를 선택하게 하는 유인이다. 2020년부터 대구기계부품연구원(원장 송규호)과 소재 및 공정기술 등 정부 연구개발과제에 참여한 수도권 자동차부품기업 삼기는 이달 초 중국 대신 대구국가산업단지 2단계 부지 4만962㎡에 948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거점 역할을 할 고품질 전기차용 모터하우징 생산 플랫폼 공장을 짓기로 했다.
자동차부품사 미래산업 전환
대구시는 지난 6년간 미래차 선도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35개사가 39개 과제를 수행한 결과 참여 기업의 매출은 1033억원, 고용은 235명 늘었으며 지식재산권 127건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대구시는 올해 이 사업명을 미래모빌리티 선도기술개발 지원사업으로 바꾼다. 지원 범위가 수소차,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이를 포괄하기 위해서는 모빌리티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참여 기업에는 최장 2년간 최대 6억원을 지원한다. 올해는 다음달 3일까지 신청받을 예정이다.
대구시는 기존 내연기관 중심 자동차부품 회사의 미래차 전환을 위해서도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운백 대구시 미래혁신성장실장은 “모빌리티 부품산업이 대구에서 차지하는 생산액이 24%를 넘는다”고 했다.
대구시는 구동과 전장부품 모듈 분야의 기업 거래 및 협력 생태계가 활성화하자 지난 4월 모빌리티 모터 소재 부품 장비 특화단지 지정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신청했다. 모빌리티 모터산업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뿌리 소재, 지능형 기계, 물, 의료,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산업과도 연관성이 높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신산업 분야 글로벌 강소기업 유치가 늘어나면서 5대 미래산업 육성 전망이 밝아졌다”며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로 여건이 갖춰지면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투자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