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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불가' 주석중 교수 영결식…"응급콜 없는 곳서 편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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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숨진 고(故) 주석중(59)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영결식이 20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이날 오전 8시께 시작된 영결식은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장으로 치러졌다. 고인의 영정과 함께 관이 영결식장에 들어서자마자 식장에선 울음과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조사(弔詞)를 맡은 김승후 울산대 의과대학 학장은 "뭐가 그리 급해 이리도 갑자기 가셨냐. 비통한 마음을 가눌 길 없다"며 "남을 먼저 배려하던 주 교수의 자상함에 주 교수 주위는 평온했다"고 밝혔다.

고인과 함께한 김홍래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추도사에서 "선생님은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셨고 (환자들에게) 새로운 생명과 위안을 전달했다"며 "하늘에서는 응급콜에 밤에 깨는 일 없이 편안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결식장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이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보낸 조화가 자리했다.

주 교수는 지난 16일 서울아산병원 인근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 우회전하던 덤프트럭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대동맥박리 등 대동맥질환, 대동맥판막협착증 등 응급 수술이 잦고 의사 인력이 많지 않은 전문 분야에서 이름을 널리 알리며 '대체 불가능한 인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의 사망 소식에 온라인에서는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기도 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주 교수는 국내 대동맥수술의 수준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린 '탁월하고 훌륭한'이라는 단어로 표현해낼 수 없는 인재 중의 인재"라며 "유능한 의사의 비극은 한 사람의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늘의 뜻이겠지만, 인간의 마음으로는 너무나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과거 주 교수에게 치료받았다는 환자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추모글을 올렸다. 주 교수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그냥 우직하고 착한 분이셨다. 그냥 밤낮 중환자 수술하고 일만 하다가 가셨다"고 했다.

한 네티즌은 "나를 살려주신 주치의 선생님"이라며 "지난 8일에 뵌 것이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 불안해하는 내게 수술 잘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시켜 주시고 응원해 주시던 분이셨다. 덕분에 아직 저는 살아있다. 감사합니다. 명복을 빕니다"라고 전했다.

지난 나흘간 빈소에는 고인의 동료나 지인뿐 아니라 그에게 수술받아 생명을 건진 환자와 보호자 등 일반인의 조문도 이어졌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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