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내한공연에서 무대를 전혀 볼 수 없는 좌석이 판매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화성이콘(브루노 마스 콘서트) 갔다 왔는데 공연 환불 어떻게 받아?'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가 공유한 사진을 보면 그가 앉은 객석은 공연장 벽에 가려져 있다. 이 때문에 공연이 펼쳐지는 무대와 전광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A씨는 티켓 예매 내역도 함께 캡처해 올렸다. A씨가 올린 예매 내역에 따르면 그는 A구역 티켓을 20% 할인받아 6만1600원에 두 장을 구매했다.
A씨는 "입장해서 진심 당황했다"며 "무대랑 전광판이 아예 안 보이는 벽 뷰(view)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야제한석도 아니고 제값 주고 샀는데 공연 후 환불은 어떻게 받나"라고 조언을 구했다.
주최 측이 공개한 좌석 배치도에 따르면 A씨가 예매한 3층 11구역은 'A석'으로 표시돼 있다. 이보다 더 구석진 곳에 위치한 3층 10구역부터 시야 제한석으로 판매가 진행됐다. 오히려 시야 제한석에서 콘서트를 봤다는 다른 네티즌의 후기 사진에는 브루노 마스의 무대가 더 잘 보인 모습이다. 3층 시야 제한석은 A씨가 구매한 A석보다 약 1만원 저렴한 5만2800원에 판매됐다.
지난 17~1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는 현대카드 콘서트 브랜드 '슈퍼콘서트'의 27번째 공연으로 브루노 마스 내한 공연이 열렸다. 콘서트 티켓 예매는 지난 4월 27~28일 진행됐다. 내한 공연 규모로는 역대 최대의 달하는 10만1000여 좌석은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매진됐다.
매표 전쟁을 뚫고 예매하고도 제대로 관람하지 못한 A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시야가 없는 자리인데, 저건 팔면 안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좌석을 정가에 파냐", "이건 환불을 넘어서 피해보상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시간 쓰고, 교통비 쓰고" 등 비판을 내놨다.
사전에 콘서트 주최 측은 티켓 예매 페이지에 올린 공지사항을 통해 "P, R, S, A석 중 일부 좌석은 스피커 타워, 국기게양대, 성화봉송대 등 공연장 내 설치물로 인하여 일부 시야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시야제한석의 경우, 무대 사이드 뷰이거나 시야각 제한, 공연장 내 설치물, 콘솔 등에 의해 중계 화면 및 일부 무대가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알린 바 있다.
다만 공지에서 주최 측이 '일부 시야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으나, A씨의 사례의 경우 무대와 전광판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공연료 환불을 두고 분쟁이 생기면 한국소비자원에 민원을 접수할 수 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공연내용이 계약과 다른 경우 등 사유로 소비자가 환급을 요구하는 경우, 입장료 환급 및 입장료의 10%를 배상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카드 측 관계자는 "공연 기획사(라이브네이션코리아)에서 해당 고객에게 직접 연락 후 환불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연예인들이 '명당'이라 불리는 그라운드석에서 대거 공연을 관람해 특혜 논란도 불거졌다. 연예인을 상대로 초대권을 남발해 관객들이 좋은 자리를 예매할 기회를 앗아간 게 아니냐는 주장이었다.
이에 현대카드 측은 "연예인 방문과 관련해 해당 좌석은 공연 시 통상적으로 아티스트가 직접 초청하는 가족, 친구, 뮤지션 등 지인을 위한 초대권을 받은 연예인이 방문한 경우와 연예인 소속사에서 구매한 티켓으로 연예인이 방문한 경우에 해당된다"며 "현대카드가 별도 연예인을 초청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현보/김수영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