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 투자자들은 법무법인 LKB를 통해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카카오톡 단체방에 모인 투자자는 각각 410여명, 12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투자자들이 민형사상 집단소송을 동시에 진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 경영진에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형사상 사기죄, 배임죄, 횡령죄, 자본시장법 위반 등이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도 지난 14일 블루밍비트와의 통화에서 "횡령 및 배임 이슈가 주된 요소로 보인다. 수사당국과 협조에 형사 처벌의 영역으로 문제 대응을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하루인베스트·델리오, 어쩌다 입출금 막았나
하루인베스트는 고객의 자산을 예치 받아 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외부에 위탁해 운용하는 형태의 사업구조를 띄고 있다. 파트너사의 결함으로 인해 입출금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 하루인베스트는 지난 14일 "외부 위탁 운용사 중 하나인 B&S홀딩스(구 아벤투스)가 운용보고서를 허위로 제공해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루인베스트가 자산을 위탁한 B&S홀딩스에서 금융사고가 터졌고 하루인베스트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자금보다 현재 보유한 자산이 적은 상황임을 유추할 수 있다. 즉 부채 초과 혹은 지급불능 상태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고객의 가상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발생시키는 델리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앞서 지난 14일 델리오는 하루인베스트 사태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은지 하루 만에 "하루인베스트에서 발생한 디지털 자산 입출금 중단 여파로 일시적인 입출금 정지 조치를 진행한다"고 기습 공지했다.
이후 델리오와 하루인베스트 간의 의혹이 커지자 결국 정상호 델리오 대표는 "금액을 밝힐 순 없지만 하루인베스트에 고객 자금 일부를 예치한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하루인베스트 사태로 출금 요청이 너무 몰려 출금을 일시 중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진현수 디센트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아직 델리오의 가상자산 운용 방식이나 운용 주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진 않았으나 하루인베스트에 고객의 자산을 위탁했고 이를 B&S홀딩스가 다시 위탁 운용하다 사고에 휘말렸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투자자들, 민형사상 조치 고려해야…채권자 신고도 필요"
이들의 기습적인 입출금 중단 조치에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10% 이상의 높은 이율을 믿고 가상자산을 예치시켰지만, 이율은 커녕 원금조차 회수할 수 없는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진현수 변호사는 투자자들이 민형사상 조치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피해자가 많고 총액수가 크기때문에 집단적으로 형사 고소 및 민사소송을 제기해 재산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회사와 투자자 간 계약의 성질에 따라 가상자산 반환 및 손해배상 등의 금전적 청구와 같은 민사 조치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진 변호사는 "긴 시간이 소요되는 민사 소송과 강제집행 절차에 앞서 재산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도록 하는 가상자산 처분금지 신청이나 가상자산 채권 압류가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진 변호사는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는 부채 초과와 지급불능을 이유로 법인파산 또는 회생절차를 신청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법원의 심사와 조사를 거쳐 법인의 잔여 재산을 현금화하고 청산해 잔존재산을 채권자들에게 배당할 수 있다"며 "채권자들은 이에 대비해 채권자 신고를 미리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채권자임을 증명하기 위해 하루인베스트 및 델리오의 계정정보, 가상자산 보유 내용, 거래내역 등의 자료를 미리 캡쳐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며 "입출금 내역을 포함한 모든 트랜잭션 내역을 캡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은 가상자산을 현금화 해놓을 필요가 있다. 금융사고는 연쇄 작용이 일어나기 쉬운 구조"라며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가상자산 규제로 시장이 어지럽다.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는 가능한 중앙화 거래소에서 자금을 회수해 추가 피해에 대비할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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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