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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차 2%P 넘나…고민 커진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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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말 최종금리 예상치가 0.5%포인트 높아지면서 한국은행(총재 이창용·사진)도 추가 금리 인상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역대 최대인 1.75%포인트로 커진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가 2%포인트 이상으로 더 벌어지면 외환 유출과 환율 급등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Fed는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5.0~5.25%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공개한 점도표에서 연말 최종 금리 수준 중간값이 연 5.1%에서 연 5.6%로 0.5%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Fed가 점도표대로 연말까지 0.5%포인트 추가로 인상하면 기준금리는 연 5.5~5.75%가 된다. 한국 기준금리(연 3.5%)와의 격차는 미 금리 상단을 기준으로 현재 1.75%포인트에서 2.25%포인트로 벌어진다. 한은이 지난달 말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말 최종 금리 수준으로 제시한 연 3.75%로 금리를 올리더라도 2%포인트의 금리 차가 현실화한다.

한·미 간 금리 차가 커지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고,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강해진다.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자금을 이동하려는 수요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한은은 한·미 금리 차에 따라 기계적으로 금리를 올리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15일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어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부인한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와 캐나다가 금리 인상을 재개하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강화되고 있다고도 했다.

시장에선 미국이 이날 공개한 점도표대로 금리를 두 차례 인상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 미국 증시는 FOMC 직후 급락했다가 이 같은 시장 기대가 반영되면서 상승 전환했다. 이 부총재는 “시장 반응과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 간에 다소 간극이 있다”며 “시장 기대가 꺾이면 금융시장에서 급격한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의 경제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점도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되고 있고,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지는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금융 불안 우려까지 나오고 있어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부동산 PF 등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겠다”며 “금융시장 전반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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