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점도표대로 Fed가 연말까지 금리를 두차례 가량 올리면 최근 3연속 금리 동결을 통해 연 3.5%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은행도 추가 인상을 단행할수밖에 없다는 예상이 나온다.
'매파적 동결' 택한 Fed
Fed가 이날 금리 동결을 택한 것은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2년 2개월만에 최소폭인 4.0% 상승하는 데 그치는 등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어서다. 고용시장 과열 분위기가 진정된 것도 영향을 줬다. 하지만 Fed가 이날 금리를 동결하면서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금리 예상치(중간값)은 연 5.6%로, 지난 3월 전망치 연 5.1%보다 0.5%포인트 높았다. 금리를 동결한 결정과 달리 점도표는 매파적(howkish, 긴축선호)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18명의 위원 중 9명이 올해 말 금리를 5.5~5.75%로, 2명이 5.75%~6.00%로 봤다. 6.00~6.25%를 꼽은 위원도 1명이 있었다.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연 5.0~5.25%인 점을 감안하면, 한번에 금리를 0.25%포인트 높이는 '베이비스텝' 기준으로 두차례 금리를 더 올려야 최종 금리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FOMC 위원들이 최종금리 수준을 더 높게 본 것은 여전히 근원물가지수가 높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Fed는 경제전망 요약 자료에서 근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9%로 제시했다. 지난 3월 3.6%에서 0.3%포인트 높아졌다.
한미 금리차 2%p 넘어가나
Fed가 이번 FOMC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과의 금리 격차는 1.75%포인트가 유지됐다. 한은은 지난 1월 기준금리를 연 3.5%로 높인 후 2월과 4월, 5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세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1.75%포인트의 금리차는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1%포인트가 감당 가능한 최대 금리차라고 보는 경우가 많다. 외환 수급 등을 고려하면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은은 금리차가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결정이론은 구매력 평가 이론 등 다양하다"며 "한미간 금리 격차 때문에 환율이 절하될거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문제는 Fed가 점도표대로 금리를 추가로 높일 경우다. 현 상황에서 Fed가 한차례 더 금리를 인상해도 금리 격차는 2%포인트로 높아진다. 한국이 금통위원들이 예상하는 연말 최종 금리 수준인 연 3.75%로 금리를 한차례 더 올리더라도 Fed가 점도표대로 두차례 인상한다면 2%포인트 격차가 유지된다. 이는 환율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수준으로 파악된다. 최근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감에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리차에 따른 요인으로 약세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추 부총리 "취약부문 관리 강화"
다만 시장에선 Fed가 실제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지난밤 미국 시장은 점도표 발표 직후 긴축적 메시지에 반응해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주가는 하락했지만 이내 반전됐다.골드만삭스는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점도표 보다는 금리 동결 결정이 더 중요하다고 본 것"이라며 "Fed가 새로운 점도표를 따를 것인가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크레디아그리콜은 "정책금리 0.25%포인트 추가 인상은 가능하나 0.5%포인트 인상은 실현되기 어려워보인다"고 덧붙였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은 총재는 15일 오전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관계기관 합동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FOMC 결정사항에 따른 영향을 점검했다. 추 부총리는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높은 경계심을 갖고 국내외 금융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취약부문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